대형항공사들 움츠린 새… 휴가철 날개 편 LCC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7-11 03:00 수정 2018-07-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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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증편-가격파괴로 고객 끌기
에어서울 “도쿄 편도 4만9900원”
제주항공, 방콕노선 하루 3회로… 티웨이, 러 하바롭스크 신규취항
“대형사 지속위기땐 순위변화”


에어서울은 지난달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연중 3번 일부 동남아 노선을 골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민트패스S’를 내놨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예년보다 빠르게 각종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잇단 논란에 비틀거리는 사이 다양한 할인 항공권과 눈길 끄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LCC의 급성장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제주항공이 시가총액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섰다. 항공업계 순위 변동의 신호탄이란 해석도 나온다.

에어서울은 10일 일본 도쿄, 오사카와 베트남 다낭, 미국 괌 노선 항공권 할인 판매를 한시적으로 시작했다.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포함해 편도 금액이 도쿄 오사카는 4만9900원, 다카마쓰 요나고 시즈오카 구마모토 우베는 4만5900원부터 가격을 책정했다. 홍콩은 6만7300원부터, 다낭은 8만500원부터, 코타키나발루와 시엠리아프(씨엠립)은 8만2700원부터다. 약 4시간 반이 걸리는 괌은 10만9900원부터 시작한다.

탑승 기간은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30일 사이. 에어서울은 브랜드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유명 골프선수 김민선 안신애 씨를 홍보대사에 임명하고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는 추첨을 통해 무료 항공권을 주는 ‘민트데이’ 이벤트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자동 탑승 수속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인천∼방콕 노선을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렸다. 방콕 노선은 여름 휴가철 평균 탑승률이 90%를 넘는 인기 노선이다. 또 기내 인테리어 디자인, 항공기 외부 래핑(사진이나 그림으로 동체를 감싸는 것)을 바꾸며 이미지 개선 작업에도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대구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하바롭스크 노선에 새로 취항했다. 한국에서 3시간 걸리는 하바롭스크는 아무르강, 19세기풍의 오래된 건물 등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하다. 이스타항공도 4∼11일 사이 일본 오사카 노선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부산∼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새로 취항했다.

LCC의 경쟁과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항공산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시총은 약 8680억 원, 제주항공은 1조1600억 원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LCC인 제주항공과 역전됐다. 물론 운용하는 항공기 대수나 노선, 회사 규모 등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아직 앞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LCC의 성장과 대형 항공사의 위기가 지속되면 항공업계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너의 갑질’ 논란은 항공사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 힘들다. 일례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공기를 회항시킨 ‘땅콩회항’ 사건은 2014년에 일어났지만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며 승무원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몇몇 LCC는 장거리 노선 진출까지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년 내 항공업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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