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에 최정우 내정… “정치적 외압논란 피해 안정적 선택”

한우신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18-06-25 03:00 수정 2018-06-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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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서 최종후보로 의결
非서울대-非엔지니어 출신 비주류… “철강 그 이상의 포스코 실현 적임”
7월 27일 임시주총 거쳐 공식 취임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61)이 포스코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포스코와 및 포스코그룹 계열사에서만 30년 넘게 몸을 담아 온 내부 인사다. 하지만 ‘비(非)서울대’, ‘비(非)엔지니어’ 출신으로 종전 포스코 회장들이 밟아온 경력과는 거리가 멀다. 정치권 외압과 포스코 내부 세력 다툼 등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안정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 사장을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다음 달 27일 주총을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포스코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 사장은 포스코 50년 역사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내부 회장 후보다. 경영관리 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비철강 분야 계열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 미래 비전인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포스코는 4월 창립 50주년 기념식 등에서 비철강 분야 역량 강화를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강조해 왔다.

최 사장은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임직원, 고객사, 주주, 국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에 포항제철에 입사했다. 포스코에서 재무실장을 맡은 후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을 지냈다. 2014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부사장)을 거쳐 이듬해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2015년 7월에는 포스코의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실 실장으로 선임됐다. 2014년 권오준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던 시점이었다. 2016년부터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임했고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2월 화학소재 계열사인 포스코켐텍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포스코켐텍은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같은 2차 전지 음극재 생산 등을 미래 사업으로 키우는 곳이다.

최 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을 두고 포스코 안팎에서는 “예상 밖 결과”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차기 회장 후보가 5명으로 추려졌을 때에도 최 사장을 유력하다고 본 포스코 안팎 인사는 드물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5명 중에서 4명은 다 아는 인물인데 최 사장만 유일하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승계카운슬과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각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비엔지니어, 비서울대, 비제철소장 출신의 최 사장을 택했다고 본다.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어김없이 정치권 외압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포스코에서는 ‘서울대 공대’가 회장이 되기 위한 핵심 경력으로 여겨져 왔다. 사내 핵심 세력이기도 해 ‘포피아(포스코+마피아)’로 비난받기도 한다. 최 사장은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운 인물로 꼽힌다. 최 사장이 다음 달 27일 공식 취임하면 최초의 비엔지니어 내부 출신일 뿐만 아니라 1998년 물러난 김만제 전 회장 이후 20년 만의 비서울대 출신 회장이 된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내부 개혁을 단행하며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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