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中마트 매각·경영권 분쟁 일단락에도 ‘침울’ 왜?

뉴스1

입력 2018-04-17 09:33:00 수정 2018-04-17 09: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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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특사 발언 이어 중국 현지기업 롯데마트 실사 소식
더 커지는 신동빈 회장 ‘빈자리’, 법정 구속으로 국내외 신사업 속도 못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해묵은 난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롯데그룹이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진전을 보이고 있고 사드 보복 역시 해빙무드에 돌입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4)이 최근 한국과 일본 양국 롯데 주요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3년 넘게 끌어온 형제간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훨훨 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63)의 부재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어 롯데그룹의 표정에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中 롯데마트 매각 급물살 탈까…현지 기업 첫 실사

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중국 유통기업인 ‘리췬(利群)그룹’이 처음으로 중국 내 롯데마트의 현장 세부 실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서류 실사는 여러 회사들이 했거나 하고 있지만 현장 실사는 리췬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이 해결 조짐을 보이는 시점이어서 롯데의 매각 성사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중국 단체관광 정상화, 롯데마트 매각,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등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이를 믿어달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닫은 중국 롯데마트© News1
롯데마트는 현재 마트 99개, 슈퍼 13개 등 총 112개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된 사드보복으로 87개 점이 현재 ‘개점휴업’인 상황이다. 그중 74개 점포는 소방법 위반 등으로 인한 강제영업정지, 13개점은 자율적인 휴무다.

상당기간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롯데는 결국 작년 9월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매각작업마저도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운영유지를 위해 현재까지 6900억원가량의 자금을 수혈했다.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결실을 맺으면 검토 중인 몽골 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중국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등 중국 주변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몽골 시장 진출을 검토했지만 올해는 잠정 보류한 상황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몽골은 한류 덕에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마트 중에서는 이마트가 울란바토르에 진출해 있어 롯데가 진출하면 몽골에서도 한국 유통기업들간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경영권 분쟁 사실상 일단락 불구, 총수 부재로 각종 사업 차질 전망


이번 중국 마트 매각건과, 중국 당국의 금한령 해제 움직임에 더해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일단락되는 등 롯데의 해묵은 과제들은 최근 잇따라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신 전 부회장이 롯데,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주식회사 등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6억2000만엔(약 6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해임은 정당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신 전 부회장은 올 1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이사 해임이 부당하다며 지난해 한국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패해 경영복귀의 명분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그의 법정구으로 인한 오너 부재는 롯데의 사업추진을 더디게 하는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해외 사업은 투자규모만 10조8000억원에 달한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4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는 총 3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ECC 및 MEG 화학설비를 건설 중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현대호텔을 86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한 호텔롯데는 꾸준히 확장을 시도 중이다. 또 인도와 미얀마 식품 부문 인수·합병(M&A)에 약 271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베트남에서도 ‘에코 스마트시티’ 사업에만 2조원을 투자하는 복합몰단지 조성 계획을 세운 상태다.

롯데는 이같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감소세로 전환한 해외사업을 다시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롯데의 2017년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비 7.7% 감소한 10조7000억원에 머물렀다. 롯데의 해외사업 매출 감소는 최근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국내외 주요 사업뿐 아니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역시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존 사업의 경우 최고경영진이 결정할 수 있지만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은 총수의 결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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