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는 다양한 방법! 기숙사 포기하고 직접 집을 지은 청년

동아경제

입력 2018-02-20 16:39 수정 2021-04-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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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 | 좌측 원: 브래들리(Bradley) 씨
집값을 아끼기 위해 직접 집을 지은 대학생이 있다. 최근 아파트 테라피와 메트로 등 다수의 해외 매체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트레일러 위에 ‘롤링 쿼터(Rolling Quarters)’라는 작은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브래들리(Bradley)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잭슨빌 출신의 대학생 브래들리 씨는 기숙사 생활 대신 자기만의 거주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순전히 재정적 부담 때문. 1년 치 기숙사비를 낸 후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브래들리 씨는 집으로 돌아가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을 찾았다.

제일 먼저 구입한 것은 27피트(8.2미터) 길이의 평평한 바퀴 달린 트레일러, 그 위에 자신의 손으로 주택을 지었다. 바퀴가 달린 만큼 집의 이름은 롤링 쿼터. 필요한 생활 도구와 가구는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를 샅샅이 뒤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마련했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롤링 쿼터 외관


나무가 어우러진 곳에 자리 잡은 이 작은 이동식 집이 브래들리 씨가 직접 만든 집. 230평방 피트(약 6.5평) 규모의 아늑한 공간은 오두막이 연상되는 분위기로 조성했고, 현관문을 열고 몇 걸음만 걸어 나가면 화창한 햇살을 맞으며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전원주택인 셈.

집안 내부 공간은 좁은 편이지만 생활에 필요한 것은 두루 갖춰져 있다. 브래들리 씨가 내부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유념한 것은 ‘공간 절약형 디자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계단 아래마다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천장 바로 아래에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 침대를 놓았다. 학생 신분인 만큼 공부할 책상도 필수, 접이식 탁자를 설치했다.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도 만들었고 긴 의자와 벽에 밀어 넣을 수 있는 이동식 TV, 에어컨도 설치했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계단 아래 수납공간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침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롤링 쿼터 내부

가장 궁금한 것은 화장실, 생리적인 현상은 어떻게 해결할까. 브래들리 씨는 내부 한편에 커튼을 치고 그 뒤쪽에 샤워실과 자연발효 화장실(Composting toilet)을 만들었다.

자연발효식 화장실이란 쉽게 말해 분뇨와 같은 유기폐기물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발효시켜 퇴비로 전환시키는 방법. 물을 사용하지 않고 액체와 고체를 분리수거하는데, 물과 섞이지 않은 인분은 냄새가 덜 나고 수거 시에도 위생적이다. 친환경 방식에 현대식 구조를 갖춘 깔끔한 구조이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화장실

직접 이용하고 있는 브래들리 씨는 처음 사용 시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3개월 지난 후에는 그 어떤 불편함도 못 느꼈다며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게 이용한다고.

이렇게 아기자기하면서도 먹고 자는 생활이 충분히 가능한 주택을 만드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었을까. 브래들리 씨가 이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간 돈은 약 1만5000달러, 우리 돈 1600만 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롤링 쿼터 외관

자신이 지은 집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는 브래들리 씨는 “집을 짓고 나서 평소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일들 역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라며 롤링 쿼터는 거주 마련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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