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도 냉방에서 보온 침낭 깔고 잤더니… ‘이한치한’의 즐거움

동아경제

입력 2018-01-24 17:20 수정 2021-04-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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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www.icehotel.com 홈페이지 캡처.
상단 좌우_하단 좌 Photo Asaf Kliger | 하단 우 Photo Johan Broberg


스웨덴의 북극권 한계선(Arctic Circle)에서 200㎞ 북쪽으로 떨어진 라플란트 지역의 작은 도시 유카스야르비(Jukkasjarvi)에는 매해 12월 얼음호텔(Ice Hotel)이 문을 연다. 1989년에 처음 설립된 얼음호텔은 겨울마다 모습을 바꿔가며 개장하는데, 올해가 28번째 에디션이다.

봄이 되면 얼음이 녹아 호텔이 사라지기 때문에 매년 새롭게 짓기 위해 세계 곳곳 얼음조각가들이 모인다. 올해는 17개국에서 온 36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했는데, 독특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35개의 아트 스위트룸, 메인 홀, 세리머니 아이스 홀, 아이스 갤러리 등을 만들었다. 인근 토르네 강에서 가져온 수천 개의 거대한 얼음 블록과 3만 톤의 눈을 건축 재료로 사용하는데, 내부를 보면 가히 얼음조각 전시장이라 할 만하다. 특히 메인홀에 위치한 샹들리에는 호텔의 자랑거리로 꼽히는데, 무려 1000개의 얼음 결정체가 사용됐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하는 만큼 직접 작업한 아티스트들에게도 특별하긴 마찬가지. 이번에 참여한 아티스트 안나소피아(Annasofia) 씨는 “호텔을 짓는 우리에게도 이 기회는 놓치기 아깝다. 무척 특별하다”고 미국 매체 아우트리빙(hauteliving)에 소회를 밝혔다.

호텔룸은 아이스룸과 웜룸(따듯한 일반 객실)으로 구성된다. 아이스룸 온도는 영하 5도에 맞춰져 있고, 순록 가죽이 깔린 매트리스 위에서 잘 수 있게 보온 침낭이 제공된다. 아이스룸이 있는 건물 근처에 통나무로 만들어진 건물이 있다. 따듯한 온도가 유지되는 이곳에는 웜룸과 화장실, 샤워실, 사우나, 그리고 짐 보관소가 갖춰져 있다. 매년 5만 명 정도의 여행객이 찾아오는데, 대개 하룻밤은 아이스룸에서 보내고 나머지 일정은 웜룸에서 지내는 코스를 선택한다.

올해 호텔은 투숙객들이 스노 모바일(눈 위에서 달릴 수 있게 만든 차량), 개 썰매, 얼음조각, 북극 요가와 같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레스토랑에서는 미슐랭 스타 셰프 알렉산더 마이어(Alexander Meier)가 현지 특산물로 요리한 12코스 메뉴가 새로이 선보인다.

호텔과 얼음 전시관은 매일 일반에 공개한다. 호텔을 찾았으나 막상 이글루 스타일의 숙박 시설에서 잠을 청할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낮 시간대에 방을 둘러보는 것으로 조금은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얼음호텔은 지난해 12월 15일 개장해 올해 4월까지 운영한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

<영상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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