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용퇴’… 삼성 사장단, 역대급 ‘인사 태풍’ 전운

뉴스1

입력 2017-10-13 13:29:00 수정 2017-10-13 13: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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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7.9.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년간 인사 정체, 경영 쇄신 위해 ‘인사 더 미룰 수 없다’ 선언
사장단 동반 퇴진 가능성 남아, 미전실 임원 복귀도 변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속 사장단 인사이동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권 부회장이 ‘경영 쇄신’을 위해 용퇴를 결정한데다 지난 2년간 사장단 인사가 미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역대급 ‘인사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삼성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 사장단이 대폭 물갈이된다면 이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전자 계열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삼성 금융 계열사와 삼성물산 등 나머지 계열사들 역시 태풍 영향권에 들게 된다.

삼성전자는 13일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권 부회장은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 ‘태풍’급 조기 사장단 인사 이뤄질 듯

권 부회장의 사임으로 우선 DS(부품) 부문 수장을 새로 뽑아야 한다. 현재로선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이 DS부문을 이끌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권 부회장처럼 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삼성전자 전체를 대표하는 얼굴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회장 없이 소비자가전(CE) 부문과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가 각 부문을 책임지는 형태가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도 새로운 인물이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모두 부품 영역이긴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규모를 고려해 볼 때 전임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 부회장이 경영 쇄신을 화두로 던진 만큼 사장단의 동반 퇴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용퇴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DS 부문 수장이 용퇴를 결정한 만큼 다른 사장들도 ‘후배 경영진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경영 쇄신을 위해 ‘깜짝 발탁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용퇴로 역대급 인사 태풍이 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사장단 인사가 11월에 조기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 사장단 인사는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이뤄졌다.

또다른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인사가 2년째 미뤄지면서 나가야할 사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있다”며 “조직 분위기 쇄신과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서 조기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 미래전략실 출신 고위 임원들이 안식년을 끝내고 복귀하고 있다는 점도 인사 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은 최고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업무 역량에 대해서는 검증이 끝난 인물들이어서 이들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 권 부회장 ‘용퇴’ 왜 지금인가

권 부회장이 지금 시점에 용퇴를 전격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아직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리더십 공백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선두 기업들의 경우 최고경영자(CEO)가 6개월 전에 사퇴 여부를 미리 공개하고 후임자를 지명한다”며 “당장 내일부터 출근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 주주총회 때까지는 업무를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사임 발표가 다소 전격적이긴 했지만 권 부회장이 평소에 ‘때가 되면 물러날 것’이라는 말을 자주했다는 후문이다. 그 때가 바로 지금일 뿐 사의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인텔을 제치고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했다”며 “반도체 경영자 입장에서는 꿈을 이룬 셈이고 역설적으로 후임자 입장에서는 초호황기인 지금이 새로운 시도를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풀이했다.

일부에서는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 수장으로서 이 부회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책임감도 사임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이 매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공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권 부회장이 이날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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