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사람들 간의 ‘성공 유전자’ 차이는 1∼4%일 뿐”

조진서기자

입력 2017-01-20 03:00 수정 2017-0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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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개봉한 미국 영화 ‘가타카’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고, 유전자가 나쁜 사람은 중요한 직업조차 갖지 못하게 막는 미래 사회를 그리고 있다. 과연 남보다 좋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게 가능한 일일까?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가 자식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까?

 이는 과학적일 뿐 아니라 도덕적인 문제라 섣불리 연구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대니얼 벨스키 교수가 이끄는 미국 듀크대 의학대학원 연구진이 ‘유전자가 성공에 영향을 끼친다’는 도발적인 연구 결과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소개했다. HBR 한국어판 1·2월 합본호에 실린 관련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벨스키 교수는 뉴질랜드의 더니든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난 918명을 선정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이들이 출생부터 40세가 될 때까지의 삶을 주기적으로 관찰했다. 조사 결과,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이들의 학력 수준과 소득, 재산, 그리고 배우자의 재산 등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도 유전자와 교육 수준의 관계를 밝힌 연구들은 있었지만 벨스키 교수는 유전자가 직접적으로 사회적 성공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지능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능력 등도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 ‘유전자 점수’를 바탕으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의 분석에서 유전자 점수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차이는 평균 1∼4%에 지나지 않았다. 점수가 낮은 사람도 부자가 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경우가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결과를 가지고 ‘왜 어떤 사람들은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했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유전자와 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에서 발전한다. 천성과 교육이 어우러져 우리의 모습이 빚어진다. 유전자 점수 결과와 맞지 않는 ‘아웃라이어’ 사례를 살펴보면 어린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켜줘야 할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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