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 스낵으로… 중남미에 커피믹스 판매… 불황속 수출시장 뚫은 ‘역발상 中企’

정민지기자

입력 2016-12-02 03:00 수정 2016-1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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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온돌수출 도전도 눈길… 무협, 5가지 수출 전략 소개

 한국에서 김은 반찬이다. 하지만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53)의 생각은 달랐다. 김 대표는 “똑같은 조미김을 팔아도 중국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과자로 먹이고 미국은 팝콘처럼 주전부리로 먹었다. 이들의 식습관에 맞게 김을 스낵처럼 만들자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포화 상태인 국내 김 시장에서 벗어나 수출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였다.

 삼해상사는 13개국에 조미김을 수출하며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렸다. 김 대표는 “살기 위해서 해외로 진출했고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경쟁력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바닥 난방 문화가 없는 유럽과 러시아에 온돌을 수출하는 ‘과감한 도전’으로 주목받는 중소기업도 있다. 건식난방업체 에이오지시스템은 최근 이탈리아 건축업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탈리아 리모델링 주택에 바닥 난방시스템을 보급하기로 했다. 이희곤 대표(53)는 “서양인들에게 바닥 난방이 낯설지만 한번 써보면 다시 찾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0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유럽 10여 개 국가에 시제품을 보내 수출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체인 엔젤아로마스토리는 마스크팩 시장에서 기존에 없던 손과 발 전용 팩을 출시해 중국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고, 커피전문기업인 한국맥널티는 커피의 본고장인 중남미 지역에서 올해 들어 한국형 커피믹스 제품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저성장과 수출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이처럼 일부 중소기업은 고정관념을 깨는 도전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은 1일 보고서를 내고 이들 기업의 사례를 분석해 △편견을 깬 신시장 개척 △불황일 때 호황을 준비 △고정관념을 깬 신제품 출시 △틈새시장 공략 △선진국을 겨냥한 명품화 수출전략 등 5가지 역발상 수출 전략을 소개했다.

 국제무역원은 “불황일 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으로 차별화에 성공하면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소비자에게도 제품이 강하게 각인되면서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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