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폴크스바겐은 독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까지 190억 유로(약 24조4000억 원)를 투자해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정됐던 투자금액 80억 유로(약 10조2700억 원)의 배가 넘는 수치다.
폴크스바겐은 또 2022년부터 6%대 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수익 목표도 공개했다. 랄프 브란트슈테터 폴크스바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폴크스바겐이 전동화와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혁신을 가속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감원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이 추진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023년까지 독일 본사 행정 및 관리 분야 사무직을 중심으로 약 7000명을 감원한다. 앞으로 채용은 주로 디지털이나 전기차 관련 전문 분야에서 이뤄진다. 앞으로 5년 동안 약 20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본사 사무직 직원은 약 5만4000명이다. 이 일자리의 13%를 향후 5년 동안 조기 퇴직이나 공석을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인력이 줄어드는 대신 경영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기 위해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에 46억 유로(약 5조9000억 원)를 투자한다. 또 공장의 생산성을 매년 5%씩 증대시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3년부터 매년 59억 유로(약 7조5800억 원)의 이익을 내겠다는 게 목표다.
앞서 미국 GM은 북미 공장 5곳 폐쇄, 1만4800명 감원 등을 통해 45억 달러(약 5조1000억 원)를 줄이고, 이 돈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드 역시 향후 3∼5년 사이 110억 달러(약 12조4800억 원)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 감원을 예고했다. 일본의 혼다는 최근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라 기존 생산지를 재배치한다며 2022년까지 영국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최근 향후 5년간 총 45조3000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2022년에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7%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순현금 자산 13조7000억 원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자체 개발하는 대신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투자 재원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