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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착색 없는 ‘자동차 램프’ 구현… 신소재 세계 최초 개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8-06-24 09:00:00업데이트 2023-05-09 22:02:03
현대모비스가 뿌옇게 착색되는 자동차 램프 ‘안개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램프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생산 중인 램프 제품에 일괄 적용했다고 24일 밝혔다. 여기에 구성 부품 소재 개선을 통해 램프 자체 무게도 20%가량 경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안개 문제는 램프 내부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벽면에 흡착돼 뿌옇게 착색되는 현상을 말한다. 플라스틱의 물리적 성질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미관을 해치고 배광성능을 떨어뜨린다. 그동안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해결 방법을 고심했지만 까다로운 소개 개발 조건으로 인해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내부 구조를 변경해 문제를 피하는 데만 급급했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안개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소재 업체인 ‘이니츠(SK케미컬 자회사)’와 손을 잡았다. 두 업체는 신소재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1년 6개월 만에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해당 소재를 국산화했고 국내외 공동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실제로 램프는 내부 온도가 무려 200℃까지 오른다. 내·외부 온도차이가 심해 습기에도 강해야 하고 강한 진동에도 구성 부품이 흔들리지 않도록 강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등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들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유리섬유를 추가해 강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면서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개발된 신소재는 현재 생산 중인 헤드램프 전체에 적용돼 안개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했다고 현대모비스는 강조했다. 일반적인 신기술과 달리 소재는 개발되는 즉시 생산에 활용할 수 있고 특정 부품 전체에 일괄 적용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크다고 전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무게가 5~6kg에 달하는 헤드램프를 약 20%가량 경량화 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유동성이 우수한 소재를 사용해 렌즈와 베젤, 리플렉터, 하우징 등 헤드램프 각 구성품 두께를 얇게 만든 것이다. 경량화 소재 개발로 원가절감과 램프 기능 향상을 동시에 이뤄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께가 얇아지면 소재 소요가 줄기 때문에 원가가 절감되고 플라스틱 소재가 줄어든 양만큼 수분을 덜 머금어 습기에도 강해진다는 원리다.

현대모비스는 업그레이드된 램프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램프는 기능 뿐 아니라 차량 외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인 만큼 안개 문제를 없앤 제품이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램프 수주 규모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34억 달러(약 3조7655억 원)에 달한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섀시의장연구소장은 “램프는 소재 자체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라 발생된 자연스러운 결로현상도 불량으로 인식될 만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기준이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차에 적용되는 램프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숨겨진 패턴이 드러나는 표면처리 기술이나 운전자 취향에 따라 헤드램프색상을 바꿀 수 있는 특수안료 기술 등 다양한 램프 관련 신소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서산주행시험장에 세계 최장 길이 터널시험로를 구축한 바 있다. 이 곳에서는 상대 차량 운전자 눈부심을 차단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IFS, Intelligent Front-lighting System)와 3D 효과를 내는 리어램프 등 차세대 램프 관련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