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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익숙한 국산 세단…SM6로 갈증 해소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6-04-19 14:27:00업데이트 2023-05-10 02:12:17
사람들은 익숙함에 갈증을 느낀다. 변화보단 현상유지를 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새로운 것에 흥미를 갖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르노삼성자동차 SM6 등장은 국산 중형 세단 시장에 강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 부문 수년간 이어진 쏘나타 독주체제를 단숨에 위협할 만큼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SM6는 가격에 비해 탁월한 성능을 바탕으로 출시 첫 달인 3월 6751대가 판매돼 쏘나타(7053대) 뒤를 바짝 쫓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만나본 SM6는 탈리스만을 기반으로 하지만 완전히 똑같진 않다. 리어 서스펜션은 탈리스만의 경우 세미 토션빔이지만 SM6는 AM 링크를 추가했다. 보디 강판 역시 탈리스만은 아르첼로미탈 제품, SM6는 포스코 강판을 공급한다.

SM6 외형은 무척 우아하게 느껴졌다. 이 차는 최근 국제자동차페스티벌(FAI) 주최 2016 콘셉트카 전시회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 1위에 선전되는 등 디자인의 완성도를 객관적으로 평가받은 모델이다.

차체 사이즈는 4850×1870×1460mm, 2810m이다. 쏘나타(4,855×1,865×1,475mm, 2,805mm)와 비교해보면 낮고 넓은 편이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주간주행등을 모두 LED로 바꾸고, 지붕은 레이저 블래이징을 적용해 깔끔하게 마감했다. 실내는 하이글로시 블랙 콘솔에 퀼팅 나파가죽시트, 하이글로시 A·B·C필러 커버, 일체형 선루프 블라인드 등 상위 차량들에 들어가는 소재들을 투입했다.


특히 센터페시아의 널찍한 모니터다 마음에 들었다. 8.7인치의 큰 모니터는 100% 터치로 조작된다. 모니터는 전체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오디오 화면으로 분활도 가능하다.

신차는 모두 4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2.0리터 GDI 가솔린엔진을 얹은 ‘2.0 GDe’와 1.6리터 GDI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은 ‘1.6 TCe’, LPG를 사용하는 ‘2.0 LPe’와 올해 중반기 출시 예정인 ‘1.5 디젤’ 모델이다.

이번 시승은 2.0 GDe 모델을 타고 서울과 경기도 일대 국도와 고속도로 약 250km를 달리는 것으로 진행됐다. 2.0 GDe는 2.0리터 엔진에 독일 게트락사의 첨단 7단 DCT를 맞물린다. 이 변속기는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가격은 비싸지만 부드러운 변속감이 장점이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는 20.6kg.m을 발휘한다. 엔진에는 듀얼 VTC를 적용해 저속 토크를 높이고 연비를 향상시켰다. 복합연비는 12.3km/ℓ다.

제원표상 출력과 토크가 차체 크기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을 들었다. 하지만 시승 내내 경사가 높은 오르막길에서도 부족함 없이 치고 나갔다. 본격적으로 고속도로에 올라 제한속도까지 밟아 주행 성능을 확인했다. 시속 100km에서 엔진회전은 1900~2000rpm대를 유지하며 꽤나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었다. 다만 변속기 반응은 반 박자 늦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브레이킹은 즉각적으로 이뤄져 안정적인 주행을 도왔다.

주행모드는 컴포트·스포츠·에코·노멀·개인 등 다섯 가지에서 선택 가능하다. 각 모드에 따라 주행성격은 물론 계기반과 실내조명 색상 등이 바뀌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스포츠모드에서는 계기반이 붉은색으로 바뀌고, 일반 스포츠세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배기음도 경험할 수 있었다. 개인모드를 선택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몇 가지 사항을 조합해 개인 취향에 맞는 최적의 주행조건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정숙성도 좋았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알아차리기 쉽지 않았다. 시승을 마친 평균 연비는 11.2km/ℓ 였다. 도심과 고속도로 비율이 6대 4정도로 과감한 주행을 한 것 치곤 공인 연비와 비슷하게 나왔다.

주요 편의사양으로 제공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여태까지 다른 차량에서 경험해본 것보다 크기가 작아 아쉬웠다. 음원 손실이 없는 FLAC와 보스 오디오시스템, 13개 스피커, 멜론서버 스트리밍 서비스 등은 수준 높은 음악 감상을 가능케 했다.

SM6 가격은 2325만~3250만 원이다. 탈리스만의 유럽 가격(3500만~5000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0.5단계 낮은 트림으로 평가받는 국산 중형세단이 2204만~3132만 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끌리는 가격대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