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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화려해진 8세대 맥시마…남다른 ‘질주본능’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5-10-16 08:00:00업데이트 2023-05-10 03:39:06
8세대 맥시마를 처음 만나고 한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앞을 보면 옆이, 또 뒷모습이 눈길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신차는 기존에 나온 차량 디자인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만큼 독창적이면서 화려했다. 각 면마다 살아있는 듯한 곡선과 풍성한 볼륨의 조화는 보다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을 잘 표현해냈다.

맥시마는 1981년 닛산의 최고급 세단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8세대까지 진화하며 지난 1일 아시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14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맥시마 시승행사에서 차량 상품성과 가치를 점검했다.

맥시마는 닛산 특유의 에너제틱 플로우를 통해 개성 넘치는 얼굴을 완성했다. V자 형태의 프런트 그릴과 부메랑 타입의 LED 시그니처 램프가 이를 돕고 있다. 후면은 전면부보다 간결하다. 테일 램프도 헤드램프처럼 부메랑 형태로 디자인해 통일감을 줬다.

스포츠 쿠페 형태로 늘려놓은 듯한 옆태도 인상적이다. 전장은 4900㎜로 이전 세대 대비 54㎜ 늘린 반면 전고는 1435㎜로 30㎜ 낮췄다. 스포츠 세단 콘셉트 특징인 낮은 전장과 넓은 전폭의 ‘와이드 앤 로(Wide & Low)’ 스타일을 살린 것이다.

인테리어는 외관과 달리 일반적인 플래그십 모델처럼 튀지 않고 차분하다. 특히 사용자를 배려한 직관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7도 기울어져 직관적 조작이 가능해졌다. 계기판의 7인치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 8인치 디스플레이는 시야에 잘 들어왔다.

제트기에서 영감을 받은 실내공간은 기능성과 스포티한 디자인이 잘 어우러졌고, 버튼은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배열했다. 스티어링 휠은 D컷 형태다.

본격적인 차량 테스트를 통해 신차의 성능을 점검해봤다. 시동버튼을 눌러 VQ 3.5리터 엔진을 깨웠다. VQ엔진은 14년 연속 미국 워즈오토 선정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될 만큼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닛산은 이번 맥시마 엔진을 개발하면서 기존 모델 대비 61%의 부품을 재설계했다. 흡기밸브와 흡기매니폴드를 새롭게 개발, 흡기효율을 극대화했고, 배기밸브에도 닛산의 슈퍼카인 GT-R에 적용되던 소듐 봉입 방식을 채택해 효율적 열배출로 퍼포먼스를 강화했다. 변속기는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와 조합을 이룬다. 6400rpm에서 303마력의 최고출력과 4400rpm에서 36.1㎏.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닛산이 자부하는 고속주행성능은 합격점이다. 맥시마는 스포츠 세단답게 높은 엔진회전에서 강점을 보였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순식간에 6000~7000rpm으로 치솟는다. 그동안 엑스트로닉 CVT는 조용하게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럼에도 실내 정숙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면 유리 및 앞좌석 유리에 방음처리 글라스를 적용했고, 보닛 안쪽에도 방음 패드를 장착해 엔진음과 풍절음을 최소화했다. 운전 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소음을 억제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탑재했다.

창문을 조금 열자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스포츠카와 같은 엔진음이 가슴을 울렸다. 노멀 모드에서는 세단의 특유의 정숙함과 편안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맥시마의 진가는 코너구간에서도 발휘됐다. 90km/h의 속도를 살려 코너 구간을 돌아봤는데 운전자세가 거의 흐트러지지 않고 편안하고 빠르게 탈출했다. 이는 닛산이 자랑하는 안전장치인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과 후방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서로 유동적으로 작용하면서 코너에서 발생되는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전륜 좌우 타이어 별 구동력 제어와 차체 탄성으로 자세를 잡아줬기 때문이다.

각종 편의장치도 신경 쓴 모습이다. 앞 차와의 거리와 원하는 속도를 입력하면 스스로 도로의 흐름을 따라 달리는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은 장거리 운행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전방충돌예측경고시스템, 사각지대경고시스템, 후측방경고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을 장착했다.

다만 한글지원이 완벽하지 않아 깨져서 나오고, 보조브레이크가 전자식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에서 풋브레이크를 적용한 건 아쉽다. 요즘 어지간한 차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오토홀드 기능도 빠졌다.

왕복 340km의 시승을 마친 후 연비는 7.8㎞/ℓ(공인연비 9.8㎞/ℓ)를 찍었다. 요즘 대다수 중대형 세단들도 10㎞/ℓ를 훌쩍 넘기는 것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가격은 4370만 원으로 도요타 아발론(4810만 원), 쉐보레 임팔라(4100만 원) 등과 경쟁한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