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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많아졌네… 나도 한번 바꿔볼까

김도형 기자
입력 2019-04-24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0:20:43
도넛 형태의 액화석유가스(LPG) 탱크(가운데 사진)로 적재공간을 넓힌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르노삼성 
수서대리점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LPG 차량을 판매했다(왼쪽 사진). 르노삼성자동차·기아자동차 제공도넛 형태의 액화석유가스(LPG) 탱크(가운데 사진)로 적재공간을 넓힌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르노삼성 수서대리점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LPG 차량을 판매했다(왼쪽 사진). 르노삼성자동차·기아자동차 제공
지난달부터 일반인에게도 판매가 허용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시장을 차지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LPG 차량은 영업용이나 장애인용 등으로만 판매가 한정돼 왔다. 하지만 LPG차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디젤차의 1∼2% 수준에 불과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 판매가 허용됐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LPG 차량 판매 허용을 계기로 부산공장 파업에 따른 위기를 LPG차로 돌파하겠다는 르노삼성자동차와 기존의 인기 차종을 LPG차로도 내놓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다. LPG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보다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0km 안팎 수준이지만 연료 가격이 L당 800원 내외로 휘발유에 비하면 40% 이상 싸다.

르노삼성차는 LPG차의 일반인 판매가 허용된 당일인 지난달 26일 주력 세단인 SM6와 SM7의 LPG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SM6 2.0 LPe 모델은 이날 국내 LPG차 일반 판매 1호를 기록하기도 했다. 발 빠른 판매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일반 판매 허용을 앞두고 인증 등의 과정을 미리부터 준비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한LPG협회와 함께 200억 원을 투자한 연구개발의 결과물로 도넛 형태 LPG 탱크를 장착한 차량을 내놓으면서 적재 공간이 작다는 단점을 해결한 르노삼성차는 LPG차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에는 국내 최초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6의 LPG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부산공장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이미지 악화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LPG차를 실적 회복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도 K5를 비롯한 주요 차종의 LPG 
모델을 내놓으면서 고객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기아자동차 제공기아자동차도 K5를 비롯한 주요 차종의 LPG 모델을 내놓으면서 고객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기아자동차 제공
김태준 르노삼성차 영업본부장(상무)은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9만3000대로 잡은 가운데 LPG차가 기존의 10%에서 20%까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LPG차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워줄 수 있는 현대·기아차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연이어 주요 모델의 LPG차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LPG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존의 영업용 LPG차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만큼 주요 차종의 LPG차 출시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18일 주력 세단인 K5와 K7의 LPG 모델을 내놓으면서 SK가스·SK에너지와 함께 차량 구매 고객들에게 총 2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6일 신형 쏘나타의 일반용 LPG 모델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도 다음 달 그랜저와 아반떼의 일반용 LPG 모델을 내놓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 판매가 허용된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고려해 주요 모델의 LPG차 출시를 계속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현재 205만여 대인 LPG 차량이 2030년 282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LPG차가 기술적으로 발전하면서 출력 문제 등이 많이 개선돼 휘발유나 디젤 차량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환경 문제에서 해법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선 르노삼성차와 현대·기아차가 경쟁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