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시승기]가속페달로만 주행…미래 전기車 표본 ‘닛산 리프’

뉴시스
입력 2019-04-12 10:03:00업데이트 2023-05-09 20:25:00
 언젠가부터 도심에서 맑고 청량한 하늘을 보기 힘들어졌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답답하게 만드는 미세먼지 가득한 뿌연 하늘은 사람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다.

“중국발이다”, “경유차 때문이다” 등 수많은 주장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미세먼지를 향한 국민들의 공포감이 나날이 커질수록 공기질 개선에 일조하고자 하는 자동차업계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 전기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현대·기아자동차와 같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친환경차는 전기차다. 그 중심에는 닛산이 선보인 전기차 ‘신형 리프’가 있다.

리프는 70년 이상 전기차를 연구한 닛산이 2010년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양산형 전기차다. 지난달 기준 4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전기차 부문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주행거리는 231㎞로 기존 모델보다 76% 늘어났으며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는 7.9초가 걸린다.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 역삼동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을 오가는 왕복 약 125㎞ 구간을 달리며 신형 리프의 성능을 경험해봤다.

2010년 첫 출시 이후 2017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신형 리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모델에는 없었던 ‘e-페달’ 기능이다. 신형 리프에 새로 탑재된 e-페달은 사람들의 기존 운전 방식을 변화시키는 혁신 기술로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따로 조작하지 않고 e-페달 하나로 시동부터 가속, 감속 등을 모두 할 수 있다.

e-페달은 매우 간단한 조작 방식으로 작동된다. 운전자가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 제동 브레이크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되며, 이후 브레이크 페달을 따로 밟지 않아도 차량은 점점 속도를 줄이며 완전히 정차한다.

신형 리프를 운전하며 직접 e-페달을 사용해보니 실제로 기존 운전방식에 비해 매우 편리하게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가속이나 감속을 할 때 페달을 바꿔가며 속도를 조절할 필요 없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되는 만큼 발이나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특히 가속과 감속을 자주 해야 하는 혼잡한 도심구간에서 e-페달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닛산 내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e-페달은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횟수를 최대 9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가속·브레이크 페달 둘 다를 사용하는 기존 운전 방식에 익숙한 만큼 e-페달의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실제 신형 리프를 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면서 e-페달을 사용했지만 조작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코너를 돌면서 제때 가속과 감속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e-페달을 통한 새로운 주행방식이 아닌 디자인적 부분에서도 신형 리프는 전기차 답지 않은 날렵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외부 디자인은 ‘깔끔하고 간결한 선’과 ‘견고하고 매끈한 실루엣’을 강조했으며 범퍼와 차체 아래 쪽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낮은 무게 중심을 강조해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후면부에 있는 후방 콤비네이션 램프는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시그니처를 갖추고 있다. 낮은 후드는 차량 앞 유리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매끈한 실루엣을 연출하며, 차량 하부와 디퓨저 타입의 후방 범퍼가 결합되면서 항력을 감소시키고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신형 리프는 신형 인버터와 고출력 전기 모터를 바탕으로 한층 향상된 토크·출력을 발휘한다.

최고 출력은 기존보다 38% 개선된 110㎾(150마력), 최대 토크는 26% 증가한 320㎚(32.6㎏.m)으로 1세대 모델에 비해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쉽고 편리하 충전 역시 신형 리프의 장점 중 하나다. 급속 충전 시 4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가정에서는 완전 충전까지 6㎾ 기준 8시간이 걸린다.

리프는 2010년 출시 이후 40만명이 넘는 고객들의 실제 사용 경험을 통해 검증된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배터리 관련 화재 사고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으며, 2011년 있었던 쓰나미 사태에서도 배터리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리프의 모든 고전압 부분은 인체에 닿을 수 없는 차체 구조로 배터리 팩은 충격 에너지 흡수 차체로 보호되고 있으며, 배터리 팩 안에 비상용 차단 장치가 설정되어 있어 강력한 충격 혹은 합선이 발생할 경우 이를 감지해 전력을 차단하도록 설계돼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형 리프는 ‘S’와 ‘SL’ 두 개 트림이며 가격은 각각 4190만원·4830만원이다. 여기에 올해 지급되는 환경부 보조금 9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450만~1000만원을 더하면 3000만원대의 가격에 신형 리프를 구입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