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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추천 이사 선출땐 한국 수소 기술 유출될수도”

김현수 기자
입력 2019-03-15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0:35:38
22일로 예정된 현대자동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협력업체들이 술렁이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주주 제안으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현대차의 수소차 경쟁 업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수소전기차 분야의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소차 협력업체들은 엘리엇이 후보로 내세운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밸러드파워시스템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주총에서 현대차 사외이사로 선출되면 한국 수소산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발라드파워시스템은 캐나다에 본사를 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개발 및 판매 회사로 현대차의 경쟁사다. 기업 이사회의 이사직은 기업의 모든 정보를 요구하고 수집할 수 있어 자칫 국내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걱정하는 것이다.

수소연료탱크 제조사인 일진복합소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일진그룹의 최규완 사장은 “일진은 수소차에 들어가는 부품 기술 확보에 수십억 원을 투자했다. 10년 넘게 고생해 개발한 한국 기술이 외국 경쟁사에 넘어간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일진복합소재를 포함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 들어가는 전용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130여 개 협력사들은 10년 이상 부품 경쟁력 확보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 왔다. 수소연료전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경쟁 업체들이 한국의 수소기술을 입수하려는 시도가 있어 정부도 수소 관련 기업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발라드파워시스템의 최대주주가 지분 19.9%를 보유한 중국 최대 디젤엔진 업체인 ‘웨이차이’라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매큐언 CEO가 현대차 이사회의 다양성 확대에 적합하다며 찬성 의견을 낸 상태다. 반면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보고서에서 “연료전지는 미래차 기술의 핵심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경쟁 업체의 현직 CEO가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 이해 상충 우려는 더욱 커진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