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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현대차, 실리 경영 ‘액셀’

지민구 기자
입력 2019-03-12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0:37:24
현대자동차가 ‘범(汎)현대가’인 HDC그룹 계열사의 지분 전량을 14년 만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실리 경영’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1∼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장내 대량매매 형태로 현대산업개발이 인적분할 하며 설립된 HDC(지주사)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보유 지분 0.6%를 각각 팔았다. 매각 금액은 약 170억 원으로 추산된다.

HDC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한국 최초의 독자 생산 자동차 포니를 만들어 ‘포니 정’으로 불렸던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1999년 계열 분리해 일군 그룹사다.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HDC그룹의 총수인 정몽규 회장은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사촌 동생이고 정의선 부회장의 5촌 당숙이다.

현대차는 2005년 2분기(4∼6월)에 옛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매입했다. 정세영 명예회장이 타계하고 정몽규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가 우호 지분 성격으로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외국인 보유 지분이 60% 이상에 달해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경계하던 때다.

현대차가 오랜 기간 보유했던 범현대가 기업의 지분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은 정의선 부회장이 책임 경영에 나서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한 것과 연관이 있다. HDC그룹의 주력은 건설 부문으로 자동차 산업과 큰 연관이 없는 데다 경영권 방어 이슈도 사라진 만큼 지분을 보유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룹 등 범현대가 계열사 6곳의 주식 약 6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