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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현대차…글래스루이스, 엘리엇 반대 이유는?

뉴시스
입력 2019-03-11 09:14:00업데이트 2023-05-09 20:37:41
글로벌 2위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가 현대자동차의 손을 들어주면서 주주총회를 10여일 앞둔 현대차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오는 22일 열리는 현대차 주총에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하고 회사측 제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글로벌 의결권자문시장 점유율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로,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ISS에 이은 2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당시에는 현대차의 안에 반대하며 엘리엇의 편에 서기도 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은 국내 주요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현대차는 주총에서 큰 지원군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글래스루이스는 엘리엇이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의 3배가 넘는 배당을 요구한 것을 문제삼았다.

글래스루이스는 사측이 제시한 보통주 1주당 3000원 배당 지급에 찬성하고, 엘리엇이 제안한 1주당 2만1967원에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사외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서도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엘리엇은 사측이 제시한 윤치원, 유진 오, 이상승 등 세 명의 후보에 대해 모두 ‘찬성’ 의견을 낸 반면 엘리엇이 제안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긴, 마가렛 빌슨 후보에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들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최근 회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자 분석, 자본 관리, 기업 거버넌스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한 후보들이 이러한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글래스루이스는 현대차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감사보고서 등 감사 완료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없다는 이유다. 또 현대차가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인 이원희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에 대해서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겸직, 이사회 독립성 필요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재무제표 승인 안건과 관련, “지난 7일 감사 완료 시점에 맞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며 “감사보고서 공시 이전에 이번 리포트가 작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의 권고로 현대차의 주주 설득력이 높아졌다”며 “조만간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이는 ISS도 현대차의 손을 들어줄 경우 현대차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엘리엇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지분은 정몽구 회장과 모비스 등 등 특수관계인이 29.11%, 국민연금공단이 8.7%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은 44~45% 수준으로, 이중 엘리엇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3.0%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