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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로건의 퇴장 상징하는 ‘3대의 로건카’

김성규기자
입력 2017-03-28 03:00:00업데이트 2023-05-10 00:28:02
영화 ‘로건’에 등장하는 크라이슬러 리무진영화 ‘로건’에 등장하는 크라이슬러 리무진
엑스맨 시리즈 중 최고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영화 ‘로건’은 스토리와 액션도 좋지만 다양한 자동차가 등장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로건(휴 잭맨)은 3가지 차를 타고 다니는데(‘로건카’로 부르자), 3대 모두 등장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 ‘본드카’나 ‘배트카’도 사실 영화에서 실제 등장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때도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들 ‘로건카’는 영화 내내 존재감을 드러낸다.

로건카는 영화 뒤로 갈수록 조금씩 초라해(?)지는데, 로건의 남은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첫 로건카는 굉장히 화려하다. 최고급 리무진을 빌려주고 운전도 해주며 살아가는 영화 초반부 로건은 ‘2024년식 크라이슬러’를 생계수단으로 해서 살아간다. 영화의 배경이 2029년이기 때문에 나온 설정인데, 실제로는 크라이슬러의 기함급 세단인 300C 리무진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300C는 언뜻보면 ‘롤스로이스인가?’할 정도로 두꺼운 앞모습으로 묵직한 이미지를 준다. 그야말로 ‘크고 아름다운’ 미국식 자동차 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차라고 할 수 있겠다.

악당들의 총질과 추격전으로 리무진이 도저히 타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자 로건 일행은 새로 차를 구하는데 이 역시 ‘미국의 상징’이랄 수 있는 픽업트럭이다. 브랜드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트럭 브랜드인 ‘램(RAM)’. 한국인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픽업트럭이 인기인 미국에서는 FCA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영화에 나오는 램 1500은 포드의 F-150과 함께 미국 픽업트럭의 상징과도 같은 차다. 강인한 인상에 맞게 영화에서도 악당들 차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는데, 어이없게도 엔진 고장으로 로건의 화를 불러일으키고 로건에게 매질(?)을 당하다 퇴장 당한다.

이에 로건과 동행하는 소녀 ‘로라’가 훔쳐온 포드 ‘브롱코’가 등장한다. 마지막 로건카다. 포드의 2도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데, 원래는 장난감처럼 생긴 각진 디자인으로 귀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소 낡고 쓸쓸한 느낌을 자아내며 로건의 퇴장을 준비한다. 1966년 모델인데, 영화의 배경이 2029년임을 생각하면 엄청난 시간을 버텨온 클래식 모델이다.

로건에 등장하는 3대의 차는 부, 실용성, 가족 등 미국이 내세우는 가치를 잘 대변하는 차량들이다. 로건은 가족의 가치를 일깨우며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사라졌다. ‘맨 중의 맨’ 휴 잭맨, 그리고 로건, 고생하셨습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