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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 후진, 차가 알아서 척척

한우신기자
입력 2017-11-22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3:05:55
자동차가 왔던 길을 후진으로 되돌아갈 때 운전대를 자동으로 틀어주는 후방 주행지원 기술을 현대모비스가 개발했다. 현재 전방 주행에 집중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영역을 후방 주행으로 확대했고 당장 활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21일 현대모비스는 차가 전진할 때 주행경로를 저장해뒀다가 후진할 경우 역으로 계산해 자동으로 방향을 틀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개발을 주도한 김정구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왕복 2차로 도로가 전국 도로의 70% 이상이고 골목길이 많아 후진으로 차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후방 주행지원 기술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방 주행지원 버튼을 누르면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된다. 다만 후진 중 충돌 위험이 발생할 경우 브레이크는 직접 밟아야 한다. 경사진 길을 내려갔다가 후진으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에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된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자동 후진 주행이 가능한 거리는 1km 이내다.

이번 기술을 구현하는 데 고가 부품이 들어간 게 아니다. 바퀴 휠에 달려 속도를 측정하는 휠센서와 자동차가 방향을 튼 각도를 재는 조향각 센서 등 이미 자동차에 장착된 센서들을 활용했다. 현재는 그 센서들이 차 속도와 조향각을 기록만 하고 있는데 이것을 거꾸로 돌려 주행시킨 것이다. 이를 위해 종전보다 전자제어 장치가 하나 더 필요하지만 전방 자율주행 기술에 들어가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고가 부품들이 추가되지는 않는다. 그만큼 추가 비용이 적게 들어가므로 자동차 제조사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후방 주행지원 기술은 현대모비스가 2012년 개최한 사내 기술공모전을 통해 처음 아이디어가 나왔고 5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기술로 국내 특허 2건과 해외 특허 1건을 출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