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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운동까지 거뜬… “트렁크가 운동장이네”

변종국 기자
입력 2019-01-23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0:53:17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은 기존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보다 트렁크 용량을 약 25% 늘린 것이 특징이다. 트렁크 공간을 더
 늘려달라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캠핑용품을 비롯해 대형 레저 장비도 거뜬히 넣을 수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은 기존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보다 트렁크 용량을 약 25% 늘린 것이 특징이다. 트렁크 공간을 더 늘려달라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캠핑용품을 비롯해 대형 레저 장비도 거뜬히 넣을 수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인생은 짧지만 데크(덱·트렁크)는 길다.”

14일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린 날. 어떻게 하면 시승기를 재미나게 쓸지를 고민하며 카탈로그를 뒤적이던 기자의 눈에 쏙 들어온 문구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레저와 여행 라이프를 즐기려는 고객에게 특화된 차량이다. 적재공간에 공을 많이 들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얼마나 자신이 있기에 트렁크로 인생까지 논할까 싶었다.

자동차 업체들은 트렁크 용량을 대부분 리터(L)로 표시한다. 트렁크 용량은 측정 방법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대개 업체들은 1L짜리 벽돌이 몇 개가 들어가는지를 가지고 용량의 크기를 보여준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적재용량은 1262L이다. 1L짜리 벽돌이 1262개가 들어간다는 의미다. 하지만 숫자로 트렁크 공간을 가늠해보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같은 용량이라고 해도 트렁크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디자인했느냐에 따라 활용성이 달라진다. 그래서 ‘트승기(트렁크 시승기)’를 써보자고 마음먹었다. 레저용 차량인 만큼 트렁크에서 캠핑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얼마나 넓은지, 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체험해보는 이른바 ‘트렁크 뽀개기’에 나선 것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트렁크는 키 185cm의 기자가 가로세로로 누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뒷바퀴 때문에 튀어나와 있는 부분에 머리를 대고 누웠을 때는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렉스턴 스포츠 칸’의 트렁크는 키 185cm의 기자가 가로세로로 누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뒷바퀴 때문에 튀어나와 있는 부분에 머리를 대고 누웠을 때는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일단 트렁크에 올랐다. 픽업트럭이다 보니 트렁크는 얼추 네모반듯한 모양. 기자의 키는 185cm(신발 착용하고), 덩치는 옷 사이즈를 기준으로 105∼110을 입는다. 몸무게는 약 90kg이다. 먼저 머리를 트렁크 가장 윗부분에 대고 세로로 누웠다. 트렁크 문을 닫고 누우면 무릎을 약간 구부려야 했지만, 트렁크 문을 열면 트렁크 문 높이만큼 트렁크 길이가 길어져 다리를 뻗을 수 있었다. 이번엔 옆으로 굴러 봤다. 약 1바퀴 반을 돌 수 있었다. 필자 같은 사람이 2명 정도 세로로 누우면 꽉 차겠다 싶었다.

그런데 트렁크에 짐을 넣을 때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뒷바퀴로 인해 볼록 튀어나오도록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칸의 트렁크도 양쪽 바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약 20cm 튀어나와 있었다. 짐을 실을 때 불편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 부분을 묘하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었다. 가로로 누웠을 때, 이 부분이 목 베개 역할을 했다. 은근히 편안했다.

운동도 할 수 있겠다 싶어 팔굽혀펴기를 해봤다. 필자의 근력이 문제였을 뿐, 공간은 충분했다. 트렁크에서 작은 테이블을 펴고 식사를 하거나, 휴식 공간으로 꾸미는 등 나만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할 것 같다. 특히 트렁크 문 옆에 전지 코드(12V-120W)가 있어서 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에 4개의 훅(연결고리)이 달려 있어서 고정장치로도 활용 가능했다.

칸은 2가지 모델이 있는데, 최대적재중량에 따라 500kg과 700kg 모델로 나뉜다. 500kg의 경우엔 10kg짜리 짐을 든 필자 같은 사람 5명이 탈 수 있는 셈이다. 700kg 모델은 ‘파워 리프 서스펜션’이라고 해서 최대 중량을 더 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탑재했다.

이날 시승행사에서는 울퉁불퉁한 돌부리가 사방에 널린 길, 굴곡이 심한 도로, 경사가 가파른 언덕 등 오프로드도 체험할 수 있었다. 시승행사인데 주행에 문제가 있을 리 있겠는가? 차명 ‘칸’은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역을 경영했던 몽골제국의 군주 이름에서 빌린 것이다. 넓은 트렁크와 적재능력을 바탕으로 여행과 레저를 즐기고 싶은 고객에겐 꼭 권해보고 싶은 차량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