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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8년 만에 휴가시즌 전 타결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7-20 22:31:00업데이트 2023-05-09 21:54:34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휴가시즌 전 합의안이 나온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20일 오후 10시 경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19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4만5000원 인상(2.1%↑), 성과급 250%, 격려금 280만 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 원을 골자로 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

현대차는 매년 임협을 둘러싸고 노조가 고질적인 파업을 벌이며 추석을 훨씬 넘겨 잠정합의안을 내곤 했었다. 30일부터 대부분 생산직이 휴가에 들어가는 가운데, 휴가기간 전에 합의안이 나온 것은 8년 만이다.

최근 현대차의 판매부진과 경기악화 등을 반영해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2017년에는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 격려금 280만 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 원, 중소기업포인트 20만 포인트에서 합의가 이뤄졌었다.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이 지난해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노사는 장시간 근로 해소를 위한 ‘심야근로 단축’에도 합의했다. 지금은 1직 근로자가 오전 6시 45분부터 오후 3시 반까지, 2직 근로자가 오후 3시 반부터 밤 12시 반까지 근무하는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 중이다. 이를 내년 1월 7일부터 2직 심야근로 시간을 20분 단축해 밤 12시 10분에 근무를 마치도록 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 문제는 시간당 생산속도를 올려 해결하기로 했다.

노사는 내년 1분기(1~3월)까지 미래 임금경쟁력 강화, 통상임금 문제 해소 등을 놓고 임금체계 개선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26일 조합원 인준투표에 붙여진다. 2017년 임협 당시 지난해 12월에는 어렵게 만든 잠정합의안이 이 투표에서 부결됐다. 때문에 이번에 어렵싸리 도출한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의 인상안을 조합원들에게 설득시키는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통상문제, 미국의 관세장벽, 생산성 저하 등 각종 난관에 처한 상황에서 노조가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또 다시 파업을 이어간다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