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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 속 숨은 질주 본능…G70, 유럽 세단과 매치업 OK!

스포츠동아
입력 2017-10-17 05:45:00업데이트 2023-05-09 23:18:10
제네시스 G70은 차체 강성이 뛰어나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잡아냈고, 가속 성능에 제동능력도 좋아 안정감을 자랑한다.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제네시스 G70은 차체 강성이 뛰어나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잡아냈고, 가속 성능에 제동능력도 좋아 안정감을 자랑한다.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 서울-포천 왕복 130km 주행해보니…

벤츠·BMW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 감성
제로백 4.6초…펀드라이빙 최적 밸런스
풍절음·노면소음 차단…정숙성 베리굿
좁은 실내? 직접 앉아보니 불편함 없어


제네시스 G70은 그 동안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비록 뒤늦은 감이 있지만 BMW 3시리즈, 아우디 A4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중형 럭셔리 스포츠 세단과 본격적으로 경쟁할만한 수준의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스포츠세단이 등장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체적인 시승 소감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G70은 제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동급 유럽 럭셔리 브랜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워커힐 호텔에서 포천을 왕복하는 130km 구간에서 G70 3.3 터보 모델을 시승했다.

실내 인테리어-뒷좌석 디자인(아래)실내 인테리어-뒷좌석 디자인(아래)

● 디자인 완성도 높고, 실내 공간 충분히 넓어

G70의 디자인이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를 평가하자면 90점 이상은 줄만하다. 특히 실내 디자인 만족도가 높다. 전체적인 레이아웃, 소재, 가죽의 질감, 컬러감, 퀼팅 패턴 등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갖춰야 할 스포티함과 우아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의 실내 인테리어와 비교해 봐도 오히려 뛰어나다고 느껴질 정도다. 스포츠그립을 채택한 스티어링휠의 조작감도 만족스럽다. 스포츠주행에 딱 알맞은 크기와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이 한 번 본격적으로 달려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을 통해 간단하게 세팅을 마치고 시승 코스로 나섰다. 키, 앉은키, 몸무게 등 신체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가 자동으로 세팅된다. EQ900에 세계 최초로 적용되었던 편의 기능이 G70에도 적용된 것이다. 다만 평균적인 키나 체형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완벽하게 맞지는 않는다.

시승행사에 앞서 진행된 디자인 공개 행사에서 “다 좋은데 실내가 너무 좁다”는 평가가 나온데 대해 절반쯤 동의했는데, 실제 주행을 위해 다시 앉아보니 운전석에서는 좁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데는 최적화된 사이즈라는 느낌이다. 뒷좌석 공간은 보통의 국산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키 180cm의 성인 남성이 앉으면 무릎 공간이 1∼2cm 정도 남는다. 구입을 고려했는데 차체 크기에 실망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 차고 넘치는 가속 성능과 밀림 없는 제동력

시승 모델인 G70 가솔린 3.3 터보 모델은 3.3 T-GDI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f·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서킷 시승 행사가 아닌 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로 기대를 뛰어넘는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물론 제한속도 범위 내, 일반 도로에서의 성능이다. 본격적인 서킷 주행에서 어느 정도의 코너링과 급제동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일반 도로에서 일반적인 수준의 운전자가 컨트롤하는 데는 차고 넘치는 밸런스와 제동능력, 가속력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차체 강성이 뛰어나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잡아냈고, 고속 직진 주행시의 안정감도 매우 높다.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R-MDPS)’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으며,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시스템,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LSD)까지 갖춰져 펀드라이빙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잘 달리는데도 아쉽게 느껴졌던 것은 배기 사운드다. 스포츠모드에서는 가상 사운드를 통해 튜닝된 배기음이 나오는데 성능대비 사운드의 박진감이 떨어지는 점이 아쉬웠다. 제로백 4.6초의 고성능 차량인 만큼 절정에서 한 번쯤 더 터져주는 사운드로 새롭게 튜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고속 주행시에도 풍절음, 노면 소음은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전체적인 세팅은 스포티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춰야 할 안락함까지 동시에 아우른 만족스러운 세팅이다.

제네시스 G70의 약점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고객은 디자인과 성능도 따지지만 근본적으로는 브랜드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제네시스는 신생 럭셔리카 브랜드다. 객관적인 상품성이 높다고 해서 당장 명품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파격적인 문화 예술 활동, 벤츠나 BMW가 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 완전히 새로운 혁신 기술의 적용 등이 절실하다.

포천|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