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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작은 차라고 깔보지마!” 안정성은 중형차급

한우신기자
입력 2017-02-22 03:00:00업데이트 2023-05-10 00:40:48
기아자동차가 1월 내놓은 ‘올 뉴 모닝’은 지난해 한국GM 스파크에 내준 경차 시장 1위 탈환을 위한 차다. ‘1위 내놓으라’는 외침은 모닝의 앞부분만 봐도 들릴 듯하다.

7일 기아차가 마련한 시승 행사에서 신형 모닝을 구석구석 살폈다. 헤드램프와 이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공기 흡입구 부분까지 하나로 보면 무척 화난 얼굴이다. ‘작은 차라고 깔보지마’라고 윽박지르는 것 같다.

1995년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처음 나왔을 때 후면 램프가 찢어지고 올라간 사람 눈 같아서 뒷차 운전자에게 위압감을 준다는 평이 많았다. 초기 아반떼 이후 이렇게 사람 표정을 연상시킨 자동차는 오랜만인 듯하다. 혹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몬스터 캐릭터가 연상된다고 했다. 결국 앞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본보 자동차팀 기자들 사이에서도 ‘귀엽고 인상적’이라거나 ‘앞면 디자인이 다 망쳤다’는 등으로 평가가 갈렸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경기 가평군의 한 카페를 오가는 왕복 110km 도로에서 모닝을 타봤다. 새로 나온 모닝 중에서 가장 고급 모델인 프레스티지 차종이었다. 배기량 998cc 최대출력은 76(ps), 가속력을 나타내는 최대 토크는 9.7kg·m인 차다.

운전자 편의장치는 나무랄 것 없었다. 운전석 위에 접혀진 화장 거울을 펴면 무드등이 들어왔다. 경차의 주 고객인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장치였다.

모닝은 도심 구간 주행에서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한계가 드러난 것은 오르막길 구간에서였다. 오르막길에 들어서자 차가 힘에 부치는 느낌이었다. 시속 100km를 넘어가는 데도 인내가 필요했다. 다만 시속 100km가 넘자 승차감은 준중형차나 중형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 이 안정성은 신형 모닝이 가장 내세우는 부분이다. 모닝은 기존 경차에서는 보기 힘든 안전 주행을 위한 보조장치를 갖췄다. 앞차와의 거리를 인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고 차를 멈추는 ‘긴급제동 보조시스템(AEB)’이 대표적이다. 또한 코너를 돌 때 앞바퀴 2개에 전해지는 힘의 차이를 줘서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한 ‘토크 벡터링 시스템’도 유용하다. 차체에도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종전 모델의 2배인 44%로 확대해 차량 안정성을 높였다.

뒷좌석은 경차의 크기 기준에 따른 한계 때문에 좁은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TV 광고에서처럼 뒷좌석을 접고 트렁크로 활용하는 게 나아보였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