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어둠 속 빛나는 ‘DS 7 크로스백’… 프랑스가 해석한 고급 SUV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9-08-01 08:23:00 수정 2019-08-01 14: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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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전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프랑스 전성기를 이끈 루이 14세가 1682년부터 왕궁으로 사용하면서 평범한 별장이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호화로운 건물로 재탄생했다. 특히 베르사유 궁 중앙부 2층에 마련된 ‘거울의 방’은 압권이다. 정원 방향 17개의 창문과 마주보는 벽면에 거울 400장을 끼워 햇볕과 곳곳에 배치된 대형 샹들리에의 조화로 사방에서 반짝거린다.

최근에 만나본 ‘DS 7 크로스백’은 단번에 베르사유가 연상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베르사유를 처음 접했을 때 고급스럽고 화려한 모습에 시선을 사로 잡혔던 느낌 그대로였다. DS 7 크로스백이 2018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테리어’로 선정된 이유에 충분히 수긍이 갔다.

이 차에서는 프랑스 태생답게 수준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경험할 수 있었다. 베르사유 궁전이 건물 내부를 온통 황금색으로 치장해 화려함을 추구했다면 DS 7 크로스백은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램프가 핵심이다.

선과 빛으로 완성된 디자인이 밤에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만큼 이번 시승은 야간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시동을 걸면 180도로 좌우로 회전하며 보랏빛을 발산하는 ‘DS 액티브 LED 비전 헤드램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3D 리어라이트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반영됐다. 파충류 비늘을 형상화한 라이트는 살아 움직이듯 생명감이 전해졌다. 뒤에서 보면 멀리서도 DS 7 크로스백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차별화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실내에 들어서면 DS 로고와 다이아몬드 형상의 커팅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한다. 대시보드 정중앙 상단에 배치된 시동 버튼과 창문 여닫이 버튼이 기어박스에 위치한 점은 특이했다. 프랑스 특유 실용성을 디자인 요소에 입히기 위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DS 7 크로스백 실내는 디테일에 대한 장인의 노련함과 고집을 확인할 수 있다. 21단계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택한 가죽과 알칸타라 같은 고급 소재는 DS 7 크로스백 실내에 품격을 더한다. △펄스티칭으로 마무리한 손목시계 가죽 스트랩 디자인 나파 가죽 시트와 대시보드 △크리스탈 소재 센터 스크린 콘트롤 스위치 △럭셔리 시계메이커에서 사용하는 정교한 인그레이빙 기법인 끌루드파리(Clous de Paris) 기요쉐(Guilloché) 패턴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DS 7 크로스백의 각종 안전 사양도 디자인 못지않게 화려함을 뽐냈다. 이날 야간 시승 대부분은 가로등이 없는 도로에서 진행됐는데 운전자에게 무척 부담스러운 조건이었다. 하지만 어둡고 험한 곳을 주행 할수록 DS 7 크로스백은 운전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핵심 비결은 세 가지다. 우선 ‘DS 나이트비전’의 활용 가치는 상당했다. 이 기능은 전방 도로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프런트 그릴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가 100m 내 사물이나 생물을 감지해 위험 정도에 따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에 감지 대상을 노란색 또는 빨간색 선으로 강조했다. 어둠 속 돌발 상황을 미연해 방지해주는 유용한 기능이었다. 윈드스크린 상단에 위치한 조도 감지 센서가 밤이라고 판단하면 디지털 계기반에 달 모양 표시로 나이트비전이 활성화를 알린다. 다만, 섭씨 27도 이상일 경우 센서가 작동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두 번째는 헤드램프에 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 따르면 운전자 18% 정도가 야간에 하이빔을 사용한다. 어두운 환경에서 하이빔 사용 빈도가 현저히 낮은 셈이다. 이를 보안하기 위해 DS 7 크로스백은 메인 LED 램프와 세 개의 LED 모듈로 구성된 헤드램프를 탑재했다. 이 램프는 조향각도와 함께 속도·도로 넓이·날씨에 따라 광량과 상하좌우 각도로 조절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6단계 라이트모드(도심·시골·고속도로·악천후·주차·하이빔) 중 하이빔은 전방 150m 도로 상황을 감지해 즉각적인 반응으로 어둠을 밝혔다.

DS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도 안전 운전을 도왔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와 지면의 높낮이를 감지하는 센서(4개)와 가속도계(3개)를 통해 전방 5m에서 20m 내의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측해 네 바퀴의 댐핑을 독립적으로 전자 제어한다. 뿐만 아니라 가속과 스티어링, 제동과 같은 운전자 조작까지 감지해 최적의 주행감을 선사했다.

주행성능은 체구에 비해 역동적이고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디젤차답게 초반 가속력이 탁월했다. 출발 시 가속 페달을 깊숙이 누르자 민첩하게 반응한다. SUV는 차체 중량이 무거워 가속 구간에서 속도가 붙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이 차는 달랐다. DS 7 크로스백은 블루HDi 2.0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2kgm의 넉넉한 힘을 낸다. 아이신과 함께 개발한 8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6단 자동변속기 대비 4%의 연료 소비 감소를 이루어 내며 보다 민첩한 출력 응답성과 조용하고 부드러운 변속을 제공했다. 그러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는 차체가 다소 출렁거리는 느낌도 받았다. 약 300km를 주행한 후 최종 연비는 15.4km/ℓ가 나왔다. 복합 공인 연비(12.8km/ℓ)보다 연료 효율성이 좋았다.

전장 4595mm, 전폭 1895mm, 전고 1630mm로 평균 C-SUV 세그먼트 대비 큰 사이즈와 휠은 DS 7 크로스백의 장점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경쟁 모델로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꼽을 수 있다. 확장성이 큰 EMP2 플랫폼은 동급 대비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어냈다. 뒷좌석 바닥이 평평해 넉넉한 다리 공간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55리터로 뒷좌석을 접을 경우 1752리터까지 확장 가능하다. 키를 들고 접근하면 자동 개폐되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가 적용돼 짐을 싣는데 유리하도록 설계했다.

신차에는 기본 10가지 안전사양을 탑재해 운전자를 보호한다. △ABS △자동긴급제동장치 △트랙션컨트롤 포함 ESP △힐 스타트 어시스트 △긴급 제동 시 비상등 자동 점멸·전좌석 안전벨트 장착 경고 △SOFIX △스피드 리미터 포함 크루즈컨트롤 △운전자 주의 경고 △속도제한 표시 인식 기능이 있다. 여기에 상위 트림에는 ‘DS 커넥티드 파일럿’이 적용됐다. 스톱앤고를 포함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위치보조(LPA)가 결합한 자율주행기능으로, 30km/h 이상부터 활성화 된다. 이밖에 DS 7 크로스백은 프랑스 음향 전문 업체인 포칼의 일렉트라 하이파이 시스템과 14개 스피커가 장착됐다. 각 탑승자가 안정적이고 깨끗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몰입감 높은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DS 7 크로스백 가격은 ▲쏘시크 트림 5190만 원 ▲그랜드시크 5690만 원 ▲DS 나이트비전과 LTE내비게이션이 포함된 그랜드시크 모델 5890만 원으로 책정됐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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