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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지문 알아보는 車… 열쇠 없어도 문 열고 시동 ‘척척’

지민구 기자
입력 2019-03-26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0:32:06
현대모비스는 차 열쇠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차량 문에 대거나 지문 및 안면 인식 기능을 통해 문을 열고 시동도 거는 첨단 운전자 인증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제공현대모비스는 차 열쇠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차량 문에 대거나 지문 및 안면 인식 기능을 통해 문을 열고 시동도 거는 첨단 운전자 인증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제공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지갑도 필요 없어졌는데 차 열쇠는 왜 지니고 다녀야 하나 항상 고민했거든요.”

18일 경기 용인시 마북로 현대모비스 연구소에서 만난 전만철 전자제어시스템 설계팀장은 새로운 운전자 인증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스마트폰만으로 본인 인증과 결제를 하는 ‘지갑 없는 사회’가 왔듯이 스마트폰만 있다면 ‘차 열쇠 없는 사회’도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 신형 쏘나타에 적용된 디지털키

2012년부터 다양한 형태의 운전자 인증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모비스는 기존 차 열쇠 또는 버튼식 스마트키를 대체할 5가지 수단을 이미 상용화했거나 개발 중이다.


국내에 첫 번째로 선보인 것은 스마트폰에 차 열쇠를 담아놓은 개념인 디지털키. 21일 공식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신형 8세대 쏘나타(DN8)에 스마트폰 디지털키 시스템이 적용됐다. 운전자가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본인인증 등 절차를 마치면 차량 손잡이에 스마트폰을 접촉하기만 해도 0.8초 안에 문이 열린다. 이어 운전석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무선 충전대에 스마트폰을 올리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디지털키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저전력블루투스(BLE) 기술로 구현했다. 차량 소유주는 가족이나 지인 등 최대 3명에게 차량을 사용할 시간과 권한까지 개별적으로 설정해 디지털키를 공유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서 서비스를 우선 시작했고 아이폰 사용자도 쓸 수 있도록 애플과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 지문, 안면 인식으로도 시동

최근 사전예약을 시작한 현대차 싼타페의 중국 모델인 ‘성다’에는 지문인식만으로 차량 문을 여닫고 시동까지 거는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지문인식 센서는 차량 손잡이 뒷면과 내부 시동 버튼에 각각 달려 있다. 시동을 걸기 위해선 두 번 인증을 거쳐야 한다. 모비스는 운전자가 차량시스템에 결제 수단을 등록하면 주유소나 드라이브스루(차에 탄 채 구매하는) 매장에서 차창으로 카드를 주고받지 않고도 차량 안에서 지문 인식만으로도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모비스는 올해 하반기(7∼12월)에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디지털키를 신형 8세대 쏘나타를 비롯해 현대·기아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웨어러블 디지털키는 이미 시험 제품까지 제작을 끝냈다. 기기의 작동 원리는 디지털키와 같다. 손목에 찬 웨어러블 기기를 차량 손잡이에 대면 문이 열리고 내부 센서에 접촉할 때 시동이 걸리는 방식이다. 이 기기는 센서가 운전자의 손목에 닿아 착용자의 심박 수, 수면시간, 칼로리 소모량까지도 표시해준다. 모비스는 기존 버튼식 스마트키를 액정이 달린 터치형 기기로 구현하는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모비스는 차량 내외부에 설치된 2대의 카메라로 운전자의 안면을 빠르게 인식해 차량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기술도 개발해 2, 3년 안에 현대·기아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안면 인식이 운전자를 가장 빠르게 인증할 수단으로 꼽고 있다.

한국희 모비스 책임연구원은 “안면 인증기술은 1m 안팎의 거리에서도 운전자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