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엇은 지난해 5월 현대차·현대모비스가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제동을 걸어 임시주주총회를 취소시키는 등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고배당 제안이 패착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당의 경우 현대차 주주들은 사측 이사회가 제안한 보통주 1주당 3000원 배당을 결의했다. 서면표결에서 찬성률은 86%로 집계됐다. 주당 2만1967원을 제안한 엘리엇에 찬성한 비율은 13.6%에 불과했다.
현대모비스 주주들 역시 이사회(주당 4000원) 제안에 69%가 동의했다. 엘리엇(2만6399원) 제안 찬성비율은 11%에 그쳐 격차가 컸다.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엘리엇을 압도했다.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위해 사외이사 배출에 공들였던 엘리엇 측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차는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파트너, 이상승 서울대학교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엘리엇이 제안한 존Y.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은 고배를 마셨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사회가 제안한 원안대로 승인됐다. 현대차 사내이사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와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등 3명이 신규 선임됐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사회를 거쳐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4인 대표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돼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