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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건 수소버스, 내년 30대 달린다

김현수 기자 , 한우신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18-11-22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1:16:24
21일 405번 수소전기버스가 서울 숭례문을 지나 서울시청 방향으로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청∼서울 서초구 염곡동 왕복 총 43km
 구간을 달리는 이 버스는 서울시내 첫 수소버스로 최대 출력 200kW, 최고 속도는 시속 92km,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317km(서울 시내 모드 기준)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21일 405번 수소전기버스가 서울 숭례문을 지나 서울시청 방향으로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청∼서울 서초구 염곡동 왕복 총 43km 구간을 달리는 이 버스는 서울시내 첫 수소버스로 최대 출력 200kW, 최고 속도는 시속 92km,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317km(서울 시내 모드 기준)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1일 오후 서울광장 앞으로 ‘꼬마버스 타요’ 모습의 대형 버스가 등장했다. 종로1가, 을지로입구를 한 바퀴 도는 시승행사에 투입된 405번 수소전기버스다. 서울의 첫 수소버스로 이날 시승행사를 마치고 서울시청∼염곡동 왕복 43km 구간 운행을 시작했다.

수소버스 도입 소식에 시민들의 관심도 컸다. 서울시청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창균 씨(36)는 “아이를 키우면서 미세먼지에 예민해졌는데 수소차가 공기 정화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동량이 많은 대중교통 수단이 수소차로 바뀌면 공기 질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현대자동차 수소차를 시승하는 등 수소경제 안착을 주문하면서 정부도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이 수소경제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내년 수소버스 30대 달린다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는 수소차와 관련된 정부부처, 지자체, 기업들이 한데 모여 각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서울시는 405번 노선에 수소버스 한 대를 투입하는 협약을 맺었다. 또 환경부, 산업부, 국토교통부, 현대차, 서울시, 울산시, 광주시 등은 수소버스를 전국 단위로 보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서울(7대), 울산(3대), 광주(6대), 경남 창원(5대), 충남 서산(5대) 아산(4대) 등 총 30대가 추가로 6개 도시를 누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버스 1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버스 확대 발표와 동시에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도 이뤄졌다.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에어리퀴드, 효성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3개 회사가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SPC)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식회사(HyNet·하이넷)’에 135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MOU를 맺고 창립총회도 열었다. 하이넷은 정부, 지자체와 손잡고 충전소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에어리퀴드는 지난달 문 대통령이 파리에서 방문했던 수소충전소를 세운 프랑스 에너지기업이다.

○ 충전소 인프라 구축 속도


수소충전소 SPC 설립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독일, 일본은 모두 2017년에 설립했다. 11월 현재 한국 수소충전소는 15곳(6곳은 연구용), 일본은 작년 말 기준 92곳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정부 지원 부족과 충전소 입지 규제가 인프라 구축의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규제 완화와 지원 확충 방침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내년 수소 경제 예산이 1100억 원으로 올해 422억 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최근 충전소 입지 규제도 완화됐다. 현재 수소차 충전소는 일반주거지역이나 공업지역에만 설치할 수 있지만 정부는 내년 6월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해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도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과감한 규제혁신으로 그간 부족했던 수소충전소를 적극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가 수소버스로 점차 바뀌고, 하이넷 활동이 본격화되면 한국이 수소차 대중화 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한우신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