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도로 위의 ‘디보’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8-10-29 08:00:00 수정 2018-10-29 08: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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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대표 차종 기블리(왼쪽부터)·콰트로포르테·르반떼.

음악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공연을 보고나면 유독 귓가에 맴도는 노래가 있다. 특히 오페라 공연은 더욱더 여운이 깊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한계를 뛰어넘는 음역, 드라마가 한데 어우러져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여기에 공연장에서 성악가 발성만으로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감동이 밀려온다. 5년 전 접했던 투란도트 대표곡 ‘아무도 잠들 수 없다(Nessun Dorma)’를 가슴이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다.

마세라티 최고급 세단 ‘콰트로포르테’는 수준 높은 한편의 오페라를 감상한 것처럼 진한 여운을 남긴다. 마치 기량이 출중한 남성 한명이 테너·바리톤·베이스 역할을 전부 해내는 것처럼 도로 상황에 따라 점잖거나 또는 화려하게 움직임이 급변한다. 여성에게 디바(Diva)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남자다운 콰트로포르테는 디보(Divo)를 연상케 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하루 남짓 함께한 콰트로포르테는 그야말로 ‘독무대’를 펼쳤다.

기본적으로 콰트로포르테는 차 길이 5265㎜에 달하지만 날렵한 형상이다. 신형 콰트로포르테 외관은 기존 모델에서 전면과 후면 범퍼 디자인을 새롭게 변경해 세련된 느낌을 풍긴다.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상어의 코를 형상화한 디자인은 이전 모델 대비 선명하고 인상적인 모습이다. 시승차는 이탈리아어로 ‘완전한 검은색’을 뜻하는 ‘네리시모(Nerissimo) 에디션’으로 50대 한정 모델이 모두 소진됐다.

한국에서는 그란스포트 트림 반응이 좋다. ▲검은색 광택의 전후면 범퍼 디자인 ▲빨간색 브레이크 캘리퍼 ▲삼지창과 세타 로고 파란색 선 ▲21인치 티타노 알로이 휠 등을 장착해 레이싱 카 혈통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전자식으로 제어 가능한 에어 셔터는 공기 통풍구와 엔진의 라디에이터 사이 전면 그릴에 장착돼 공기 역학적 효율을 크게 향상시키면서 엔진 유체 온도를 최적으로 맞춘다. 덕분에 콰트로포르테 공기저항계수는 이례적일 정도로 낮은 0.28를 기록한다.

슈퍼카 못지않은 성능을 지녔으면서도 패밀리카로 이용할 수 있는 게 마세라티 차의 매력이다. 강력한 힘을 과시할 때는 맘껏 달리면서도 온 가족이 함께 타기에도 적합하다. 콰트로포르테에는 기본 옵션으로 12방향으로 조작이 가능한 컴포트 시트와 4방향으로 조정이 가능한 요추 지지대 및 열선 시트가 있다. 또한 이탈리아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대시보드·팔걸이·도어패널 등을 갖춰 운전자와 승객에게 전용 비즈니스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경쟁차로 분류되는 포르쉐 뉴 파나메라는 동일 옵션 적용 시 추가 비용(약 460만 원)이 발생한다.

또 콰트로포르테 최상위 트림인 그란루소의 경우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실크 에디션·대시보드는 라디카(Radica) 우드 트림·가죽 스티어링 휠 등으로 치장했지만, 반면 뉴 파나메라는 독일 브랜드가 일반적으로 갖춘 시트에 편의사양을 제공하지 않아 대형 고급 세단의 우아함은 동급 차종 대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폭발적인 달리기 능력은 각종 주행보조시스템과 만나 한층 다듬어졌다. 이번에 타본 콰트로포르테 GTS는 3.8리터 V8 유로6 엔진에서 최고출력 530마력, 66.3kg.m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마세라티 공식 기록으로 시속 100km까지는 4.7초가 걸린다. 최고속도는 310km/h.

주행모드는 노멀, M(수동), I.C.E, 스포츠 4가지다. I.C.E는 차량 반응을 노멀 모드보다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연료 소모와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스포츠 모드로 옮기면 콰트로포르테는 단숨에 슈퍼카로 돌변한다.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질주했다.

통행이 여유로운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더니 콰트로포르테는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앞차를 쏜살같이 쫓아갔다. 주변 차들이 한발자국 간다고 가정하면 이차는 대략 열 배를 넘게 이동하는 느낌의 쾌속질주를 선사했다. 오랜만에 경험해본 짜릿한 주행 감성이었다.

높은 속도를 유지한 상태에서도 불안하거나 두렵지 않았다. 운전자의 조작에 정확히 반응하면서 안정감도 뛰어나 통제가 쉬웠기 때문이다. 특히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Lane Keeping Assist)을 켜고 주행하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스티어링 휠을 바로 잡아주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도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이와 함께 차선 변경 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에서 업그레이드 된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는 리어 범퍼 안에 장착된 2개의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사각지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해줬다.

마세라티는 코너링이 좋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낮은 무게중심과 최적의 무게 배분 때문이다.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콰트로포르테는 운전석에 앉으면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콰트로포르테 섀시는 차체의 무게는 줄이는 반면 성능은 최대로 발휘하고 전후 무게를 50:50으로 완벽하게 배분했다.

실제로 가파르게 굽은 도로에서 빠른 속도를 유지했지만 스티어링 조작만으로 코너를 쉽게 탈출할 수 있었다. 바퀴는 한 번도 코너링 궤적을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속도를 더 높여도 흐트러진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마세라티 전자제어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해준 것이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핸들 조작의 편안함과 주행 모드 지원, 그리고 새롭게 소개된 ADAS 기능이 가능하다. 또한 노면이 울퉁불퉁할 때도 편안함과 저속 주행 또는 주차 시에도 핸들 조작이 버겁지 않도록 해준다. 강력한 주행 성능 못지않게 제동 능력도 탁월했다. 위험 상황에서는 급정거도 문제될 게 없었다.

마세라티 특유의 쩌렁쩌렁한 엔진음을 기대했지만 정지상태에서는 의외로 조용했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깊고 중후한 소리가 심장을 울린다. 이전처럼 주변을 요란하게 만들지 않고, 최고급 세단답게 차분해진 모습이다.

복합 공인연비는 7.4km/ℓ다. 서울에서 강릉 왕복 350km 주행을 마친 뒤 실제로 경험한 연비는 6km/ℓ 내외였다. 연비 주행을 하면 7km/ℓ 후반대까지 나온다. 콰트로포르테는 디젤과 가솔린 엔진으로 구분되며 총 네 가지 트림이 운영된다. 디젤 가격은 1억5380만~ 1억6210만 원, 가솔린 라인업은 1억5560만~2억3330만 원이다.

강릉=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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