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도 자율주행 모드 필요… 포르셰, 힘 좋은 전기차 개발중”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7-09 03:00:00 수정 2018-07-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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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슈 포르쉐코리아 대표

2일 서울 강남구 포르쉐타워에서 만난 미하엘 키르슈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연말 실적이 나와야 확실히 알겠지만 지난해 판매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뒤로 붉은색 2018년형 박스터 GTS가 보인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셰는 ‘스포츠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시장에서 최근 몸집을 무섭게 불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03년만 해도 연간 등록대수가 80대에 불과했지만 2011년 1000대를 돌파해 1301대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2789대를 팔았다. 한창 경기가 좋던 2015, 2016년(각각 3856대, 3187대)과 비교하면 최근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전 차종이 7500만∼2억8000만 원을 오가는 고가(高價)의 스포츠카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2일 서울 강남구 포르쉐타워에서 만난 미하엘 키르슈 포르쉐코리아 대표(53)는 “한국에 온 2년간 매우 바빴고 많이 배웠고 또 영광이었다”고 운을 뗐다.

마케팅 전문가인 키르슈 대표는 원래 BMW에서 20년간 일하다 2012년부터 포르셰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미국, 스페인, 중국 등 각국의 자동차 시장을 경험했다. 한국 시장의 특징에 대해 그는 “폴크스바겐의 인증서류 조작 문제와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사건), 정치 환경의 극적인 변화(탄핵) 등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정권의 변화는 그 아래 부처 공무원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가 접한 한국 소비자들은 특별했다. 키르슈 대표는 “중국 소비자는 ‘포르셰’라는 브랜드를 소유하면 만족하지만 한국 소비자는 더 나아가 ‘나만의 포르셰’를 갖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색상, 실내 디자인, 각종 편의장치, 튜닝 등 모든 면에서 남과 다른 차를 가지려는 욕망이 훨씬 크다는 말이다. 그는 비유를 들어 “중국인에게 포르셰는 ‘트로피’라면 한국인에게는 ‘내 차’”라고 말했다.

주행성능이나 힘, 기술적 완성도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최전선에 서 있는 포르셰도 기술 급변은 피해갈 수 없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고 테슬라로 대변되는 ‘고성능 전기차’도 급부상하며 기존 내연기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운전하는 재미’를 내세우던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들은 ‘자율주행기술’이라는 새 시대에 직면했다. 포르셰도 내연기관의 고집을 버리고 자사 최초 전기차인 타이칸을 개발 중이다.

키르슈 대표는 “각국 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다르지만 내연기관과 전기차는 결국 공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른 노르웨이처럼 성숙된 시장에서는 좀 더 빨리, 아프리카처럼 다소 늦은 시장에서는 천천히 전기차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정보기술(IT), 신기술, 혁신 등 모든 것들이 전례 없이 빠르게 일어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카 브랜드로 시작했던 포르셰를 최근 먹여 살리는 ‘큰아들’은 재밌게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이다. 키르슈 대표는 “카이엔도 스포츠카”라고 말했지만 엄연히 SUV로 분류되는 차종이다. 안전에 대한 관심도 증가, 가족 단위 여가활동 확대 등에 따라 SUV 인기가 오르고 있고 포르셰 판매량에도 이런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다. 3세대 카이엔도 11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1억∼1억2000만 원을 오가는 카이엔은 최근 ‘강남 싼타페’로 불린다.

키르슈 대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 등 미래에 대한 생각도 풀어놨다. 아무리 스포츠카 브랜드라도 자율주행기술 등 혁신을 피할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비가 내리고 도로가 꽉 막힌 아침 출근길에는 아무리 포르셰를 탔어도 운전대를 잡기보다는 자율주행 모드를 이용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셰 브랜드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포르셰다운, 포르셰의 본질을 잃지 않는 다양한 차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카는 폭발적인 주행성능과 힘이 필요한 만큼 일반 전기차보다 더 많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그만큼 충전시간이 관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르셰는 ‘고압 충전 방식’ 도입을 진행 중이다. 충전기도 다른 전기차와는 달라야 한다. 키르슈 대표는 “고압, 급속 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수명 문제나 품질에 대해서도 이미 대책이 마련됐다”고 자신했다. 또 여기에는 자율주행은 물론이고 커넥티비티(차량 간 통신) 기술 등이 적용될 수도 있다며 “모든 것은 함께 온다(All comes together)”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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