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브랜드 N돌풍… 현대차 “바로 이거야!”
한우신기자
입력 2018-06-28 03:00:00 수정 2018-06-28 03:00:00
벨로스터N 초반 질주에 “더 일찍 나왔더라면” 고무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의 국내 첫 모델로 선보인 벨로스터N은 ‘일상의 스포츠카’라는 콘셉트로 개발됐으며 코너링에서
역동적인 성능을 가장 크게 맛볼 수 있다. 현재 수동 기어 변속 모델만 출시됐음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자 현대차 개발진은
크게 고무됐다. 현대자동차 제공《“이러다가 원조 벨로스터보다 많이 팔리는 거 아닐까.”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으로 출시한 국내 첫 모델 벨로스터N의 초반 흥행을 두고 현대차 내부에서 나오는 ‘웃픈(웃기고도 슬픈)’ 말이다. 그간 벨로스터는 현대차에 아픈 손가락이었다.
벨로스터N은 다른 분위기다. 아프지 않다. 벨로스터N은 11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간 후 영업일 기준 6일 만에 500여 대가 계약됐다. 구형 벨로스터의 지난해 총 판매 대수는 206대다.
벨로스터N 일주일 치 사전계약 물량의 절반에 못 미친다.
2월 출시된 신형 벨로스터는 지난달 335대가 팔렸다. 역시 벨로스터N보다는 인기가 덜하다.》
○ 브랜드 가치 높이는 고성능 브랜드
자동차 고성능 브랜드는 대중적인 차보다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모델을 가리킨다. BMW가 만든 M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등이 대표적이다. 고성능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은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차량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는 N을 개발하고 첫 모델로 지난해 유럽에서 i30N을 내놓기 전까지 고성능 브랜드가 없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10위 안에 포함되는 주요 회사 중에서 고성능 브랜드가 없는 회사는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뿐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이제라도 다행”이라며 “고성능 브랜드는 고객층을 확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를 갖지 못한 것은 그동안 전체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는 데에만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차를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게 현대차가 추구해온 기본 전략이었다. 빠른 성장을 가져온 비결이지만 놓친 것도 적지 않다. 현대차만의 브랜드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곧 현대차를 좋아하는 팬이 없다는 약점으로도 이어진다. 고성능 브랜드는 이러한 약점을 지울 수 있는 방책으로 여겨진다.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고성능 브랜드에 투자하는 이유다. 영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인 JATO 등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유럽 고성능차 시장은 매년 2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의 최소 2배가 넘는 수치다.
○ 수익 증대 및 조직 혁신 촉매제

한국 자동차 시장이 고성능 브랜드를 육성하기에는 기반이 취약했던 것도 사실이다.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모터스포츠가 대중화됐다. 빼어난 성능을 가진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자동차회사들은 고성능 차들을 선보였고 이를 상품화했다. 현대차도 1990년대 초반부터 약 10년간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적이 있긴 하다. 토종 스포츠카란 수식어를 붙인 티뷰론 등 자사 차량을 개조해 유럽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시켰다. 하지만 차량 개조부터 드라이버 섭외까지 모두 외부업체에 맡기다 보니 현대차로서는 얻는 게 없었다.
2010년대 들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모터스포츠 육성과 고성능 브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2년 유럽에 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개조한 일반 차량이 나가는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2014년부터 참가하면서 변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7차까지 치러진 WRC 대회에서 현대차는 3번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해 고성능차를 개발하는 것은 연구 역량 확대로 이어진다. 고성능 브랜드 개발을 통해 얻는 기술력을 일반 차량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성능 브랜드는 수익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양산차 중 가장 역동적인 성능을 구현한 N과 함께 이보다 대중적인 브랜드 ‘N 라인’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디 등이 설정한 고성능 브랜드 라인업과 비슷하다. 또한 기존에 구매한 차량을 고성능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N 옵션’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쏘나타를 타면서도 고성능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을 노린 것이다.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도 고성능 브랜드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으로 출시한 국내 첫 모델 벨로스터N의 초반 흥행을 두고 현대차 내부에서 나오는 ‘웃픈(웃기고도 슬픈)’ 말이다. 그간 벨로스터는 현대차에 아픈 손가락이었다.
벨로스터N은 다른 분위기다. 아프지 않다. 벨로스터N은 11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간 후 영업일 기준 6일 만에 500여 대가 계약됐다. 구형 벨로스터의 지난해 총 판매 대수는 206대다.
벨로스터N 일주일 치 사전계약 물량의 절반에 못 미친다.
2월 출시된 신형 벨로스터는 지난달 335대가 팔렸다. 역시 벨로스터N보다는 인기가 덜하다.》
벨로스터N의 초반 계약 대수는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예상했던 양의 2배가 넘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우리도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더 일찍 고성능 브랜드를 선보여도 좋았을 텐데 우리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한 거 아닌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 브랜드 가치 높이는 고성능 브랜드
자동차 고성능 브랜드는 대중적인 차보다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모델을 가리킨다. BMW가 만든 M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등이 대표적이다. 고성능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은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차량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는 N을 개발하고 첫 모델로 지난해 유럽에서 i30N을 내놓기 전까지 고성능 브랜드가 없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10위 안에 포함되는 주요 회사 중에서 고성능 브랜드가 없는 회사는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뿐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이제라도 다행”이라며 “고성능 브랜드는 고객층을 확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를 갖지 못한 것은 그동안 전체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는 데에만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차를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게 현대차가 추구해온 기본 전략이었다. 빠른 성장을 가져온 비결이지만 놓친 것도 적지 않다. 현대차만의 브랜드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곧 현대차를 좋아하는 팬이 없다는 약점으로도 이어진다. 고성능 브랜드는 이러한 약점을 지울 수 있는 방책으로 여겨진다.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고성능 브랜드에 투자하는 이유다. 영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인 JATO 등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유럽 고성능차 시장은 매년 2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의 최소 2배가 넘는 수치다.
○ 수익 증대 및 조직 혁신 촉매제

2010년대 들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모터스포츠 육성과 고성능 브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2년 유럽에 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개조한 일반 차량이 나가는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2014년부터 참가하면서 변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7차까지 치러진 WRC 대회에서 현대차는 3번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해 고성능차를 개발하는 것은 연구 역량 확대로 이어진다. 고성능 브랜드 개발을 통해 얻는 기술력을 일반 차량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성능 브랜드는 수익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양산차 중 가장 역동적인 성능을 구현한 N과 함께 이보다 대중적인 브랜드 ‘N 라인’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디 등이 설정한 고성능 브랜드 라인업과 비슷하다. 또한 기존에 구매한 차량을 고성능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N 옵션’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쏘나타를 타면서도 고성능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을 노린 것이다.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도 고성능 브랜드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규헌 현대차그룹 고성능차기획실장은 “고성능 브랜드 차는 모델 기획부터 개발과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사의 혁신과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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