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충전소 年보조금, 韓150억 vs 日3600억

강성휘 기자

입력 2018-06-08 03:00:00 수정 2018-06-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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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업무 4개 부처에 분산… 컨트롤 타워 없어 정책공유 안돼
민관 특수목적법인 11월 출범… 환경부 “민간투자 허용 의미”
정부 “연내 충전소 16곳 확충”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김진섭 씨(29)는 올해 초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기차(수소차) ‘넥쏘(NEXO)’ 예약을 하려다 마음을 접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샀다. 김 씨는 “사는 곳 근처나 고속도로에서 수소차 충전소를 찾기가 어려워 하이브리드차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연말이 되면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연말까지 수소차 충전소 16곳을 확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7일 국토부는 친환경차인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연말까지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수소차 상설 충전소 8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에 있는 임시 충전소를 상설화하고 경부고속도로 안성 및 언양, 중부고속도로 하남 만남의 광장,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 남해고속도로 함안휴게소 등 대상지 중 7곳에 신규 충전소를 설치할 방침이다.

환경부도 올해 말까지 9곳, 내년에는 10곳을 추가로 더 설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연말까지 충전소는 2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2023년까지 수소차 충전소를 310곳으로 늘리고 수소차 보급대수도 1만5000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는 정부 계획에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수소차 인프라를 확충하기에는 여전히 예산이 부족한데다 관련 부처가 나뉘어 있는 등 구조적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현재 수소차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부처는 국토부와 환경부를 포함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총 4곳이다. 부처 간 업무 분장이 모호한 데다 소통도 잘 되지 않아 각 부처가 추진 중인 사업 내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국토부가 세운 수소·전기차량 복합 휴게소 건립 계획은 기재부가 예산을 잡아주지 않아 백지화됐다. 환경부 역시 현재 충전소 설치 사업에 대기업 참여 여부를 두고 기재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독일, 일본 등 수소차 시장에 뛰어든 경쟁국들이 민관 협력체를 만들어 수소차 관련 사업을 공동 추진하자 정부도 뒤늦게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부 등을 포함해 민관 단체 18곳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을 11월 출범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환경부 관계자는 “충전소 설치 등을 일원화하겠다기보다는 민간 투자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했다.

예산 부족도 문제다. 관련 부처 4곳 중 수소차 사업비 명목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곳은 환경부가 유일하다. 올해 환경부의 수소차 관련 예산은 추경예산을 포함해 298억3500만 원. 이 중 충전소 보조금은 150억 원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충전소 보조금으로만 3600억 원을 투자했다.

환경부는 주로 지방자치단체에 충전소 설치 보조금을 주는 형식으로 충전소를 늘리고 있는데, 충전소 한 곳당 15억 원을 지원한다. 나머지 설치비용은 지자체가 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설치비용과 운영비용 등 최소 20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해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아예 관련 예산이 없다. 현재로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설치비용과 충전기 한 대당 2억 원에 달하는 운영 적자를 한국도로공사가 떠맡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는 등 수소차 관련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국제 경쟁력에서는 일본, 독일 등에 뒤처지고 있다”며 “당장 거액을 투자하기 어렵다면 전기차 관련 예산 등을 나눠 쓰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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