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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판매량 회복세… 현대·기아차 부활 ‘시동’

한우신기자
입력 2018-05-08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2:14:00

현대·기아자동차의 2분기(4∼6월)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중국 판매량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로 늘린 현대·기아차가 중국 및 신흥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으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서는 모양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분기 국내와 해외를 합친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194만여 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11%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대로면 현대·기아차는 2012년 1분기에 판매량이 14.6% 성장한 이후 6년여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2분기 실적 증가로 상반기 전체 실적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시장의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현대·기아차 1분기 판매량은 169만여 대로 전년보다 1% 감소했다. 재무제표상 실적은 한층 더 안 좋았다.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은 681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5.5%나 감소했다. 현재와 같은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된 2010년 이후 분기 실적으로는 최악이다. 기아차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2% 줄었다.

회사 측은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성장동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미래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미래 자동차 개발 등 과제가 산적한 현대·기아차로서는 시장의 걱정을 잠재우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2분기 현대·기아차 실적 회복을 견인하는 것은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한 중국 시장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의 판매량 회복이다. 현대·기아차는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3%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맞춤형 신차인 현대차의 소형 SUV 엔씨노, 기아차의 준중형 SUV 즈파오 등이 긍정적 반응을 얻은 영향이다. 러시아 10%, 브라질 16%, 인도 9% 등 신흥시장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부활로 이어지기 위한 관건은 핵심 시장인 미국이다.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량은 1월부터 4월까지 7.4% 감소한 상태다. 현대·기아차도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감소폭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미국 시장까지 실적을 회복한다면 현대·기아차 경쟁력이 더욱 확실하게 나아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고 이는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는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회복이 이어진다면 올해 현대·기아차 전체 실적도 연초에 밝힌 판매 목표(755만 대)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글로벌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800만 대를 돌파하고 2015년까지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2016년(780만 대)과 2017년(725만 대) 2년 연속 판매량이 뒷걸음질쳤다.

현대·기아차 판매량 회복은 한국의 자동차 생산국 지위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까지 한국은 국가별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6위였지만 올해 2월을 기점으로 멕시코에 역전 당하며 7위로 밀렸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철수설을 겪으면서 올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현대·기아차의 선전이 더욱 절실한 국면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