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반발에… 현대차 ‘한국형 우버’ 중단

한우신기자

입력 2018-03-08 03:00:00 수정 2018-03-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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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자했던 카풀업체 ‘럭시’
카카오 자회사에 지분 100% 팔려



현대자동차가 ‘한국형 우버’ 사업을 벌이려던 계획을 접었다. 규제와 기존 기득권 집단의 반발에 막혔다. 전 세계에서 자동차회사, 스타트업, 정부가 함께 차량공유 경제를 키우고 있는데 한국만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카풀 업체 2위인 럭시 지분 100%를 인수했다. 럭시는 지난해 현대차가 50억 원의 투자를 했던 곳이다. 이번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럭시 지분에는 현대차 투자분도 포함됐다. 지분으로는 약 20%에 해당한다. 당시 현대차는 카풀로 불리는 라이드 셰어링을 비롯해 다양한 차량 공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헤일링(우버처럼 차량을 호출해 이용하는 서비스) 사업을 하는 것에 외부 반발 등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럭시에 투자한 것을 두고 택시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현대차 택시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보였다. 택시업체들은 현대차 자동차 판매량을 좌우하는 주요 고객이다. 결국 택시업계 반발에 막힌 나머지 현대차는 럭시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택시업계 반발 때문에 국내 차량공유 경제가 위축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국내 카풀 업계 1위 풀러스는 이용 시간을 기존 출퇴근 시간대에서 낮시간대로 확장하려 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불법이라며 제재했다. 현행 운수사업법은 사업권이 없는 자가용 자동차 운전자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출퇴근 때’에 한해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풀러스는 혁신을 막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사업을 강행했지만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서비스 시간을 실제 늘리기도 전에 계획이 알려지자마자 서울시와 정부에서 압박을 해왔다”고 말했다. 풀러스에서는 서울시와 정부가 택시업체들의 반발을 우려해 강하게 규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택시업계에서는 각종 차량공유 사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비난한다. 현대차에는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논리를, 스타트업에는 법을 지키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기존 기득권을 보호하는 오랜 규제가 결국 차량공유 경제가 가져올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막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김 대표는 “현재는 남산 3호 터널에 하루 몇 대의 차량이 통과하는지만 셀 수 있지만 앱 기반으로 이뤄지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활용하면 이들의 목적지가 어디이고 이용자들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교통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세계 차량공유 경제는 성장세다. 흔히 차량공유 경제는 쏘카처럼 차를 빌려서 직접 운전하는 형태의 ‘카 셰어링(Car Sharing)’과 우버와 같은 ‘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으로 구분된다. 현재는 카 셰어링과 라이드 셰어링이 합쳐져서 파생된 다양한 공유 서비스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버나 중국 디디추싱 등 차량공유 업체들은 자율주행기술에 기반을 둔 ‘무인 택시’ 개발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우버는 ‘자율주행차는 공유돼야만 기술이 발전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BMW 폴크스바겐 GM 등 현대차와 경쟁 관계인 주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필사적으로 차량공유 사업 확장에 나선 이유도 그와 비슷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공유와 자율주행은 서로 시너지를 낼 수밖에 없다. 차량공유 확장을 막으면 자동차 산업 경쟁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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