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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온 전기차 시대… “누가 테슬라를 넘어설 것인가”

한우신기자
입력 2018-03-06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2:33:03
제네바 모터쇼 선보일 신차들8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는 친환경·고성능 차의 경연장이자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이끌 신차를 내놓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순수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첫번째줄 왼쪽)을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C클래스’, 포르셰 ‘911 GT3 RS’, BMW ‘뉴 X4’(첫번째줄 두 번째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 기존 인기 차종들의 새 모델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 제공제네바 모터쇼 선보일 신차들
8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는 친환경·고성능 차의 경연장이자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이끌 신차를 내놓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순수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첫번째줄 왼쪽)을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C클래스’, 포르셰 ‘911 GT3 RS’, BMW ‘뉴 X4’(첫번째줄 두 번째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 기존 인기 차종들의 새 모델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 제공
“올해 제네바 모터쇼는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미국 테슬라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미국 신기술 전문 매체인 더버지는 8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제네바 모터쇼가 누가 테슬라를 넘어설 수 있는지 겨루는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업계에서 테슬라는 ‘고성능 전기자동차’의 상징으로 통한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는 친환경차에 첨단 기술이 더해져 얼마나 상품성을 갖췄는지 뽐내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바 모터쇼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프랑스 파리 모터쇼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힌다. 특히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형 모터쇼란 점에서 독일 영국 등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비중이 크다.

테슬라와 직접 경쟁할 만한 차량을 내놓을 업체로는 영국 재규어랜드로버가 대표적이다.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실물이 처음 공개되는 전기차 재규어 ‘I-PACE’는 스포츠카의 고성능을 구현한 양산형 전기차다. 9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은 1회 충전으로 최대 48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재규어랜드로버가 설계한 두 개 전기모터에서 나오는 힘으로 최고출력 400마력(ps), 최대토크는 71.0kgf·m에 이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4.8초다. 디자인 면에서는 재규어 슈퍼카 C-X75를 연상시키는 짧고 매끈한 보닛 부분이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로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디젤 자동차인 E220d에 탑재된 최신 디젤 엔진 OM 654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했다. 기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차들은 주로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디젤차와 전기차 모두 초반 가속력이 뛰어나다는 게 공통점이어서 디젤 하이브리드는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벤츠 측은 “가솔린에 비해 디젤이 연료소비효율이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젤 하이브리드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벤츠는 자사 자동차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 C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C클래스’를 제네바 모터쇼에 출품한다. 새 C클래스에는 신규 파워트레인과 최신 반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인테리어는 대형 세단인 더 뉴 S클래스의 디스플레이 콘셉트와 작동 방식이 적용돼 고급스러워졌다.

폴크스바겐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구동되는 전기차 콘셉트카 ‘I.D. 비전’을 공개한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운전대가 사라진 내부 모습이다. 운전대를 비롯해 각종 조작 장치 없이 차가 움직이게 된다. 조작 장치들이 사라지는 만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자동차회사들이 연구해야 할 과제다. I.D. 비전에서는 탑승자가 음성 명령을 통해 각종 정보를 얻고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는 ‘가상 호스트’ 시스템을 구현했다.

한국 업체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을 선보인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코나 일렉트릭은 64kWh 배터리 모델로 1회 충전을 하면 470km를 주행할 수 있다. 80%까지 충전하는 급속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54분으로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함께 2세대 수소차 넥쏘 아이오닉 EV 등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최초의 전기차 콘셉트카인 ‘e-SIV’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e-SIV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 등 쌍용차의 미래 기술들을 집약해놓은 차다.

이 밖에도 BMW는 4년 만에 완전 변경한 ‘뉴 X4’를 선보인다. 디자인은 한층 날렵해졌고 첨단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구현됐다. 포르셰는 스포츠카인 911 시리즈의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유한 ‘911 GT3 RS’를 공개한다. 제로백이 3.2초에 불과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312km에 이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회사들이 모터쇼에서 선보인 전기차들은 연구 단계인 차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 달라졌다. 첨단 기술을 장착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는지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사고 싶은 전기차’를 내놓는 게 핵심이 됐다는 의미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