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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열풍 탄 투싼 “현대차에서 내가 제일 잘나가”

한우신기자
입력 2018-02-20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2:37:21
지난달 현대자동차가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한 차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사진)이었다. ‘단골 1위’ 준중형 세단 아반떼를 제친 것이다. 세계적으로 SU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현대차도 SUV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1월 글로벌 차종별 판매량에서 투싼은 5만1784대로 아반떼(4만8670대)를 제치고 최다 판매차에 올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아직 한 달 판매량만 나온 상태라 예단하기는 무리지만 올해 연간 판매량에서도 투싼이 1위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반떼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현대차가 가장 많이 판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 인기를 누려온 아반떼를 투싼이 앞지른 것은 SUV 선호 현상이 그만큼 거세졌다는 의미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반떼가 지난해 시작된 중국 판매 급감의 타격을 크게 받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SUV 인기가 점차 커지자 현대차 판매 전략도 SUV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 비해 SUV 모델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내놓은 소형 SUV 코나를 포함해도 준중형 투싼, 중형 싼타페, 중대형 맥스크루즈 등 4종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최근 내놓은 싼타페 완전변경모델에 이어 하반기(7∼12월)에는 대형 SUV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로 프리미엄 SUV도 내놓는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를 SUV로 개발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는 올해 코나 전기차를 내놓는다. 최근 공개한 2세대 수소차 넥쏘도 SUV다. 종전 전기차들이 주행거리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소형 세단 위주로 개발됐다면 현대차는 친환경차여도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SUV 친환경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 SUV는 현대차가 뒤처졌던 SUV와 친환경차 시장 모두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전략에 대한 자동차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현대차는 잘 팔리는 차 몇 개를 골라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썼다면 이제는 세단과 SUV, 가성비 높은 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친환경차에서도 전기차와 수소차를 동시에 개발하고 판매하는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소비자들의 수요가 워낙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