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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SUV는 잊어라, ‘중량급’ 형님들 온다

이은택 기자
입력 2018-01-09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2:50:40
2018년 연초부터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3, 4년 전부터 급성장한 SUV 시장은 한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간 한국 자동차 시장은 중형 세단 위주였지만 안전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SUV로 옮겨가면서 각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상품성을 개선한 쏘렌토를 내세운 기아자동차는 SUV 시장을 주도했고, 현대자동차는 주력 모델인 투싼, 싼타페, 맥스크루즈의 노후화로 큰 재미를 못 봤다.

문제는 올해다. ‘절치부심(切齒腐心·이를 갈고 분하게 여기다)’의 심정으로 지난해를 보낸 현대차가 대거 신차를 출시한다. ‘물량공세’로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이제 맞서 한국GM, 쌍용자동차, 수입차 업체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쏘렌토로 기존 시장을 주도하던 기아차의 판매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싼타페’현대차 ‘싼타페’
관심이 집중되는 모델은 역시 신형 싼타페다. 2월경 출시될 신형 싼타페는 4세대 모델로 최첨단 스마트 장비들이 대거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체는 더욱 커지고 최근 현대차가 패밀리룩으로 적용 중인 ‘캐스케이딩 그릴’이 장착될 예정이다. 이미 온라인상에 예상 디자인이 속속 올라오는 가운데 누리꾼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2.0L, 2.2L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준중형인 투싼 페이스리프트(FL·부분변경) 모델과 대형인 신형 맥스크루즈에도 관심이 쏠린다. 투싼은 한 체급 아래인 코나의 디자인을 상당 부분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기아차 모하비에 밀려 존재감을 제대로 보이지 못했던 맥스크루즈는 하반기(7∼12월) 중 길이와 휠베이스를 늘려 새로 태어날 예정이다. 기존 모델은 다소 애매한 크기 때문에 ‘대형 SUV’로 분류되기에 부족한 감이 있었다. 신모델은 길이가 약 75mm, 휠베이스는 100mm가량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 ‘에퀴녹스’한국GM ‘에퀴녹스’
한국GM은 미국에서 인기를 끈 쉐보레 에퀴녹스를 들여온다. 지난해 미국에서 총 250만 대 이상 팔린 에퀴녹스는 신형 싼타페, 쏘렌토와 정면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가솔린 1.5L 터보, 2.0 터보 엔진과 디젤 1.6L 엔진이 장착됐다. 국산 경쟁모델보다 휠베이스가 다소 긴 편으로 넉넉한 실내공간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미국 환경청에서 L당 16.6km 연비를 인증받아 효율성도 뛰어난 편이다. 변수는 가격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신형 크루즈가 출시 초기부터 가격 논란에 휘말리며 초반 신차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상품성만 놓고 보면 신형 크루즈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에퀴녹스의 가격이 싼타페, 쏘렌토와 비교해 어느 수준에서 책정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쌍용차는 SUV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로 틈새시장을 노린다. 이미 외관이 공개된 가운데 자동기어잠금장치(LD), 오픈형 덱 등이 특징이다. 가격은 2350만∼3090만 원으로 책정됐다. 9일 공식 출시 예정인 가운데 초반 판매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픽업트럭은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모델이지만 한국에서는 해치백과 더불어 아직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차종이다.

폴크스바겐 ‘티구안’폴크스바겐 ‘티구안’
수입차 중에서는 폴크스바겐 신형 티구안이 최대 변수다. 2세대 모델인 신형 티구안은 폴크스바겐그룹 내에서 엔진을 전면부에 가로 배치하는 ‘MQB 플래폼’을 적용한 첫 SUV다. 차체 무게는 이전보다 50kg 줄고 전장 전폭은 커진 대신 높이는 낮아졌다. 주행 시 공기저항을 줄여 가볍고 날렵한 차가 됐다. 엔진도 가솔린 4종, 디젤 4종 등 총 8종을 탑재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구형 모델보다 연료소비효율은 24% 높였고, 유로엔캡(Euro NCAP) 충돌테스트에서도 별 5개를 받아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변수는 하나다. 2016년과 지난해에 걸쳐 디젤게이트, 인증서류 조작 사건으로 마음이 떠난 소비자들을 어떻게 되돌리느냐 하는 것이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가 선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추세라 다른 경쟁 모델이 예상외의 인기를 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