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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車 R&D비중, 폴크스바겐의 절반

서동일기자
입력 2017-09-23 03:00:00업데이트 2023-05-09 23:24:41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폴크스바겐이나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각각 2.5%, 3.1%로 1위 폴크스바겐(6.3%)과 비교해 약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BMW 5.5%, 다임러 4.9%, 닛산 4.2%, 도요타 3.8% 등에 비해서도 낮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사상 최대인 2조3500억 원을, 기아차는 1조65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매년 꾸준히 늘려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연구비로 지난해 현대차의 7배 수준인 약 16조 원을 투자했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현재 안팎으로 위기를 겪고 있음을 고려하면 연구비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수 침체와 노조 파업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성장을 이끈 중국 시장 판매량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으로 올 상반기(1∼6월) 절반가량 줄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 친환경·자율주행차 같은 미래 자동차의 R&D와 인수합병(M&A)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현재 경쟁사들은 앞다퉈 친환경, 자율주행, 차량공유라는 거대한 산업 격변기를 준비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제한된 R&D 투자를 해야 하는 현대·기아차는 분산 투자보다는 특화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 최초로 양산 모델을 개발한 수소차가 대표적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