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격’ 누른 LG ‘기술’… 전기차배터리 대첩

서동일기자

입력 2017-06-13 03:00:00 수정 2017-06-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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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獨 폴크스바겐에 역대최대 7조원 규모 셀 공급 계약


LG화학의 유럽 첫 대규모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기지인 ‘폴란드 자동차 전지 공장’이 다음 달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하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기공식을 연 지 9개월 만이다. 생산 장비 구축은 이미 완료했고 시범 가동을 거쳐 상업 생산만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독일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기존 고객들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우선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7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독일 폴크스바겐 MEB 프로젝트용 배터리 셀 역시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폴란드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중 일부를 폴크스바겐 전용 라인으로 운영하는 조건으로 입찰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약 4000억 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축구장 5배 이상 크기인 4만1300m²(약 1만2493평) 규모다. 배터리 전극(셀을 구성하는 요소)부터 셀, 모듈, 팩까지 모두 만들 수 있는 일괄 생산시설이다. 충북 오창과 중국 난징(南京), 미국 홀랜드에 이은 LG화학의 4번째 생산기지이자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다.


○ ‘기술’로 ‘가격 경쟁력’ 따돌렸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10월 파리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했다. 장기적으로 ‘100% 전기차 전환’으로 가기 위한 핵심 사업인 ‘MEB(Modular Electric Drive) 프로젝트’의 첫 모델이었다. 폴크스바겐 측은 당시 “2018년 말까지 전기차 10종을 우선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여러 배터리 공급사와 제휴 협상 중이며 연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지난해 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던 입찰 결과는 6개월 이상 미뤄졌다. 최종 경쟁자였던 중국 CATL 측이 낮은 가격으로 막판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상 단가는 알 수 없지만 이 협상은 CATL ‘가격’ 대 LG화학 ‘기술’의 싸움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LG화학도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계약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가 곧 당장의 수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배터리업계에서는 LG화학이 제너럴모터스(GM) 볼트 전기차의 배터리 셀 공급 단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폴크스바겐 입찰을 따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화학은 GM 볼트 납품 계약 당시 셀 1kWh당 약 140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화학 측은 “전기차 배터리 고객 사항 및 수주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코리아 배터리’ 도약 가능성

이번 LG화학의 수주 성공은 국내 배터리업계 전체적으로도 희소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출하 실적 ‘톱5’에서 일본 파나소닉(2위)을 제외한 4곳이 모두 중국 기업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및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무섭게 세를 확장 중이다. LG화학(6위)과 삼성SDI(8위)가 선전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BYD(비야디·比亞迪)는 지난해부터 설비 용량을 매년 6GWh씩 늘리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출하량은 7907MWh로 LG화학(1914MWh)의 4배에 이른다. 폴크스바겐 최종 입찰에서 막판까지 경쟁한 CATL은 2020년까지 생산 규모를 50GWh로 증설한다는 목표다.

국내 배터리업계에서는 LG화학의 폴크스바겐 MEB 프로젝트 수주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배터리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현재까지 글로벌 완성차업체 30여 곳으로부터 9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누적 수주 금액은 50조 원이 넘는다. 미국 투자사 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110억 달러(약 12조4000억 원)에서 2020년 320억 달러(약 36조5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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