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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던 수입車시장 “끼이익”

이은택 기자 , 손영일 기자
입력 2016-12-09 03:00:00업데이트 2023-05-10 01:00:49
 올해 수입차 시장이 2009년 이후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와 인증서류 조작에 발목 잡힌 탓이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노조 파업, 결함 논란으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던 현대·기아자동차가 반등에 성공했다.

○ 암운 짙은 국내 수입차 시장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20만5162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만9534대)보다 6.5% 줄어든 수치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나머지 12월 한 달 판매량을 더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신규 등록 대수는 총 24만3900대였다.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위해서는 12월에 3만8738대 이상을 팔아야 하는데 올 들어 가장 많이 팔렸던 3월 판매량이 2만4094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20년 넘게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수입차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하는 것은 1995년 이래 올해가 4번째다. 1997년과 1998년에는 외환위기 사태 탓에 수입차 판매가 각각 21.1%, 74.5% 줄었다. 2009년에는 세계 금융위기 때문에 1.1% 줄었다.

 올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폴크스바겐 사태다. 논란을 일으킨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내 수입차 브랜드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17만5502대)가 지난해(15만6740대)보다 오히려 12.0%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독일 3총사’로 불리던 폴크스바겐이 무너지면서 수입차 전체 판매량을 끌어내린 것이다.

○ 현대·기아차, 내수-수출 반등

 반면 국산차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승용차 시장 점유율 60%를 회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상용차 제외)는 총 12만2473대다. 그중 현대차가 4만579대, 기아차가 4만3648대였다. 현대·기아차의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68.8%를 차지한다. 10월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내수 부진, 경쟁 업체의 신차 효과 등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승용시장 점유율 60%’가 무너지며 54.7%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IG, K7 하이브리드 등 현대·기아차가 잇달아 내놓은 신차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수출은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생산도 8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산업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수출은 26만49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늘었다. 수출이 증가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수출 금액도 39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5% 늘어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달 수출(10만6918대)이 지난해 같은 기간(9만6252대)보다 11.1% 늘었지만 그전까지 실적이 워낙 부진해 1∼11월 누적 수출(89만4627대)은 ―14.5%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2009년(91만1088대) 이후 7년 만에 현대차의 ‘수출 100만 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완성차 국내 생산은 41만51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특히 국내 생산의 41%를 차지하는 현대차의 파업이 끝나고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영향이 컸다.

이은택 nabi@donga.com / 세종=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