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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4륜구동이 딱 좋아… 겨울 車시장 달구는 獨 빅3

김성규기자
입력 2016-12-06 03:00:00업데이트 2023-05-10 01:02:00
산이 많고 비나 눈이 잦은 한국의 도로 사정을 고려해 상시 사륜구동(4WD) 기능을 갖춘 자동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아우디의 4WD 기능인 ‘콰트로(quattro)’를 갖춘 차가 설원을 달리는 모습. 아우디코리아 제공산이 많고 비나 눈이 잦은 한국의 도로 사정을 고려해 상시 사륜구동(4WD) 기능을 갖춘 자동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아우디의 4WD 기능인 ‘콰트로(quattro)’를 갖춘 차가 설원을 달리는 모습. 아우디코리아 제공
《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으로 전망돼 빙판길을 이겨 낼 사륜구동 시장을 놓고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의 경쟁이 뜨겁다. 5일 수입 차 업계에 따르면 독일 3사의 사륜구동 모델 판매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사륜구동이 다소 뻑뻑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과거에는 거친 도로를 주로 달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주로 장착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 같은 인식도 바뀌고 있다. 최근 기술이 좋아지면서 세단에서도 접지력과 안정감 높은 주행을 위해 사륜구동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4MATIC’의 구동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4MATIC’의 구동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올해 수입 차 업체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4MATIC’을 가지고 있다. 4MATIC 모델은 10년 전인 2006년에는 국내 전체 판매량 중 비중이 9.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6.6%로 높아졌다. 올해도 10월까지 45.8%의 비중을 보였다.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를 가지고 있는 BMW도 그 비중이 2006년 8.1%에서 지난해 41.9%로 높아졌고, 올해는 42.5%를 차지하고 있다.

 
3사 중 사륜구동을 가장 내세우고 있는 곳은 아우디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는 아우디는 올해 10월 한국 진출 후 국내 콰트로 누적 판매 대수 10만 대를 돌파했다. 전체 판매량은 수입 차 시장 3위지만 지난 10년간 사륜구동 누적 판매량만 놓고 보면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보다 많다. 사륜구동의 비중도 2006년 43.3%에서 2008년 58%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2011년 83.2%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올해도 10월까지 69.1%를 차지했다. 사실 아우디는 사륜구동 기술력을 통해 오늘날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륜구동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수입 차 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지형의 70%가 산악인 데다가 연평균 110일 이상 비와 눈이 내려 겨울철에는 결빙 구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MATIC, xDrive, 콰트로는 모두 4륜구동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작동 방식은 차이가 있다. 4MATIC과 xDrive는 전자식, 콰트로는 기계식인데, 구동축의 회전력이라 할 수 있는 ‘토크’를 바퀴에 어떻게 배분하는가의 차이다. 전자식은 앞바퀴와 뒷바퀴 어느 한쪽의 미끄러짐을 전자식 제어장치가 감지한 후에 반대쪽 바퀴의 회전력을 높이는 것이고, 기계식은 앞뒤 구동축이 아예 기어로 연결돼 있어 자동으로 회전력이 배분되는 방식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계식의 경우 전자식 제어장치가 계산 및 명령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자동으로 회전력이 배분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또 강제로 힘을 분배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구동력 손실이 적고 코너링이 안정적이다. 반면 전자식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고 제작 단가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전자식 사륜구동도 최근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서 반응 속도가 기계식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고, 앞이나 뒤쪽 바퀴 한쪽에 회전력을 100% 몰아주는 구동이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구동은 기계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험로 주행을 위한 사륜구동은 기계식이, 주행 안정감을 위한 사륜구동은 전자식이 유리하다는 평이 많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