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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스마트카 진출”… 폰에서 車로 갈아타나

김지현기자
입력 2016-12-05 03:00:00업데이트 2023-05-10 01:02:31
 애플이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음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동안 애플은 자율주행차 사업 진출 소문에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애플이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 인정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차세대 시장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로 빠르게 옮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와 퀄컴은 각각 미국 전장업체 하만과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회사인 NXP를 인수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투자를 인정하는 6쪽짜리 서신을 제출했다.

 스티브 케너 애플 제품완결성 담당 이사는 이 서한에서 “애플은 그동안 ‘머신 러닝’(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자동화 분야 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 출신인 그는 또 “자동화 시스템이 앞으로 교통을 포함한 많은 영역에 미칠 수 있는 잠재성에 고무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올 9월 연방 자율주행차 정책을 발표한 뒤 구글과 포드 등 개발 업체들의 의견을 청취해왔다. 애플도 그 일환으로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서한에서 “자율주행차는 수만 건의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데다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한다”며 자율주행차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서둘러 새로운 안전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제조사들이 서로 교통 및 사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가 제안한 교통 데이터 공유 정책에 반대해 왔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애플이 직접 자율주행차 생산에 나서진 않겠지만 최소한 자율주행 분야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큰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이른바 ‘타이탄 프로젝트’로 불리는 스마트카 개발 작업에 나섰다는 소식은 2014년 봄부터 업계에서 꾸준히 거론돼 온 내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전기차 개발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비난했을 정도다. 하지만 주주총회나 공식석상에서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애플은 한 번도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공식 인정한 적이 없었다. 애플은 올해 들어 완성차를 직접 만드는 대신에 자율주행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