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꿈 접어야 하나요” 20~30대의 눈물…무주택자 금리인상 직격탄

뉴시스

입력 2018-12-06 08:12 수정 2018-12-0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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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의 꿈을 품고 몇달전부터 청약을 붓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는것을 보고 사실상힘들어지겠구나 느꼈어요. 아주 운이 좋아 당첨되더라도 월급은 뻔한데 원금에 이자에 그걸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저는 부모님이 어느정도 도와주시기로 했다고 해도 최소한 절반이상을 대출 받아야 하는데 집에 전혀 손을 못 벌리는 사람들은 더 딱하죠”

사회초년생 A(29)씨의 자조섞인 푸념이다.

내집 마련을 꿈꾸던 무주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남들보다 빨리 내집 마련에 눈을 돌렸던 20~30대들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5%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각종 공급대책과 대출혜택 등이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 집중돼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 부동산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진다.

연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돼 무주택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져도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단계적으로 오를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전세끼고 적은 대출로 집을 사는 갭투자자들이 많지만 금리인상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부담을 느껴 집을 내놓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실수요자가 (이자 부담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세대, 시장에 막 진입하는 무주택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부가 다주택자 대상으로 시행해온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영향은 한정적이었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모든 대출과 연동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로 불리는 무주택자들이 부담을 지게 된다.

이미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00조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이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에 나서는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신용정보원이 발간한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서 2017년까지 5년간 주택담보대출 연평균 증가율은 20~30대 청년층이 21.6%로 가장 높았다.

한푼을 아껴도 내집 마련이 어려운 무주택자들에겐 금리 0.25%포인트 인상도 가계에 큰 부담이다.

은행권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4.8%까지 오른 상태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올해말이나 내년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금지된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무주택자일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청약제도가 개편되면 무주택자 위주로 기회가 주어지지만 대출도 어렵고 금리도 높아져 무주택자들의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자 위주로 개편되는 청약시장은 예년보다 훨씬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미입주 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지방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서 발표한 ‘2019 주택시장 전망’에 따르면 입주예정자의 미입주 주요 사유는 ▲잔금대출 미확보 ▲세입자 미확보 ▲기존주택 처분지연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대출가구의 상환부담 증가, 신규 대출수요 감소 등 영향이 과도할 경우 주택수요 급감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 불가피”하다면서 “주택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금리인상폭과 속도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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