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이유로 수출 규제하면 자유무역질서 훼손”… 日, 한국규제 5일전 ‘이율배반 보고서’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19-08-17 03:00 수정 2019-08-17 03:00
경산성, G20 정상회의 앞두고 작성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방침을 공식 발표하기 5일 전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규제하면 무역 자유화를 저해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것임을 알고도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6월 26일 ‘2019년 연례 불공정무역 보고서’에서 “안전보장을 이유로 수출 제한 예외를 쉽게 인정하면 자유무역 질서가 형해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보를 명분으로 자유무역의 예외를 자주 허용하면 자유무역이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각국의 안전보장에 관한 판단을 존중하고 재량권이 인정돼야 한다”면서도 “안보 예외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것은 특정 국가가 예외 조치를 남용할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외 규정이 남용되면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다자간 무역체제에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 보고서를 낸 뒤 5일 만인 지난달 1일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3개 소재에 대해 안보를 이유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안보를 이유로 한 수출 규제 예외 조항을 비판한 논리를 펼치고선 이를 한국을 대상으로 스스로 깨뜨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안전보장 무역관리는 안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과잉 수출 규제이고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11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GATT 11조 1항은 회원국이 수출 허가를 통해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돼 신흥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방침을 공식 발표하기 5일 전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규제하면 무역 자유화를 저해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것임을 알고도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6월 26일 ‘2019년 연례 불공정무역 보고서’에서 “안전보장을 이유로 수출 제한 예외를 쉽게 인정하면 자유무역 질서가 형해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보를 명분으로 자유무역의 예외를 자주 허용하면 자유무역이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각국의 안전보장에 관한 판단을 존중하고 재량권이 인정돼야 한다”면서도 “안보 예외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것은 특정 국가가 예외 조치를 남용할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외 규정이 남용되면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다자간 무역체제에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 보고서를 낸 뒤 5일 만인 지난달 1일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3개 소재에 대해 안보를 이유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안보를 이유로 한 수출 규제 예외 조항을 비판한 논리를 펼치고선 이를 한국을 대상으로 스스로 깨뜨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안전보장 무역관리는 안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과잉 수출 규제이고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11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GATT 11조 1항은 회원국이 수출 허가를 통해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돼 신흥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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