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왕좌’된 10살 5만원권…“보안기술 집약 예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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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19 13:09:00 수정 2019-06-19 13: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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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 위폐방지기술 적용…만드는 데만 40일 걸려
최소 경조사비 5만원으로 ‘통일’…‘지하경제’ 축적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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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기술이 집약된 인쇄물이자 예술품입니다”

우리나라 은행권(지폐)을 만드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가 올해로 10살이 된 5만원권을 소개하며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우리나라 5만원권에는 22개 위조방지장치와 12~13개의 잉크가 사용됐다.

5만원권 제조 과정을 보기 위해 경북 경산에 있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 찾은 것은 지난 18일. 화폐본부는 우리나라 보안등급 ‘가급’ 국가보안시설이라 사전에 허가를 받았음에도 보안 사항을 준수한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韓, 조폐주권 가진 세계 6개국 중 하나

공장 안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해 여느 인쇄공장과 다르지 않았다. 가로 671mm, 세로 515mm 크기의 종이가 기계로 빠르게 이동했고 가까이 가서 보니 종이 한 판에 신사임당 인물화 28장(4*7)이 새겨지고 있었다.

박상현 인쇄생산관리과장(차장)은 5만원권 제조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6개국 밖에 없는 ‘조폐주권’ 국가라고 강조했다. 5만원권은 인쇄(6단계), 검사, 단재·포장 등 8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총 22개 위조방지장치를 탑재한다. 이중 16개는 공개된 장치이고 나머지 6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장치다.

앞면 대한민국전도와 태극마크 등이 그려진 띠형 홀로그램, 요철이 느껴지는 인물화,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뒷면 색변환잉크로 인쇄해 보라색과 녹색이 교차하는 금액 숫자 등이 우리가 잘 아는 위조방지장치다.

인쇄는 6단계로 진행되는데 단계별 4~5일간의 건조 시간이 필요하다. 건조는 온도 23도, 습도 55%로 관리되는 창고에서 이뤄진다. 전자식 불량 검사가 끝난 5만원권은 총 10개로 구성된 고유 일련번호인 기·번호가 찍힌다. 이후 28개가 함께 인쇄된 5만원권을 낱장으로 잘라 100장씩 포장하면 모든 제조 과정이 마무리된다.

5만원권은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약 40일이 걸린다. 생산 단가는 장당 100~200원 수준으로, 많은 위폐방지장치 때문에 다른 은행권보다 생산 단가도 높다. 화폐본부 생산공장은 2개 라인이 돌아가는데, 1개 라인이 생산할 수 있는 하루 평균 은행권 수는 9만~10만장이다.

◇5만원권, 장수 기준 2017년 은행권 중 가장 큰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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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은 2009년 6월23일 발행된 이후 10년간 185조9392억원어치, 37억1878만장이 발행됐다. 세로로 쭉 세우면 지구를 130번 감을 수 있는 분량이다. 5월말 기준 시중에 유통되는 은행권 중 5만원권은 금액으로는 84.6%(98조3000억원), 장수로는 36.9%(19억7000만장)로 금액, 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5만원권은 우리 생활 속에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가지고 있었다. 또 5만원권을 소비에 43.9%, 경조금에 24.6% 사용했다. 5만원 출현으로 최소 경조비가 3만원에서 5만원이 되기도 했다.

5만원권은 금액 기준으로는 발행 이후 2년 만인 2011년에, 장수 기준으로는 2017년에 비중이 가장 높아져 4개 은행권 중 만원권이 차지하고 있던 ‘화폐 왕좌’ 자리에 올라섰다.

5만원권이 나오며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의 활용이 크게 줄어든 것도 달라진 생활상이다.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2018년 8000만장으로 91.3%나 줄었다.

5만원권은 아직 대량 위조나 일반인이 구별하기 어려운 정밀 위조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5만원권 위폐 발견장수는 10년 동안 총 4447장으로 전체 발견장수의 9.2%에 그쳤다. 2014, 2015년 발생한 2건의 대량위폐사례를 빼면 1084장 수준이다.

◇초기 신사임당 ‘여성상’ 논란…지하경제 활용 논란 여전

대세가 되기 전 5만원권은 논란도 많았다. 여성이자 예술가인 신사임당이 5만원권 모델로 선정됐을 때 일각에서는 ‘전통적 여성상’을 강조한다며 비판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동일 성씨의 남성들로 구성됐던 우리나라 은행권 도안인물의 다양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5만원권이 비슷한 황색계열이 사용된 5000원권과의 구별이 어렵다는 민원도 다수 있었다.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 활용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세금 미납자의 금고에서 5만원짜리 뭉칫돈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지금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은은 “5만원권 발행이 지하경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초기인 2013~2015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연간 환수율이 6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5월 기준 누적 환수율은 50%를 넘어 안정적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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