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던 유기견, 입양 후에도 사료 반씩 꼭 남기는 사연

노트펫

입력 2019-03-26 12:09 수정 2019-03-26 12:1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노트펫] 학대받던 유기견의 특이한 식사법에 감춰진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동물매체 더 도도는 학대받던 유기견이 구조돼 새로운 가족을 만났지만, 절반의 양을 남기는 식사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 오타비오(Otávio)가 가족의 품에서 꼬리를 흔들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과거 겪어야 했던 슬픔과 고통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타비오에게는 가슴 아픈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도 남아 있다.

작년 초, 조이스 라마스(Joice Lamas)와 그녀의 남편은 수많은 개들이 방치되고 있는 학대 가정에서 구조된 오타비오를 보호소를 통해 입양했다.

몸에 난 상처를 모두 치료해주고 안전하게 돌봐줬지만, 오타비오는 처음에는 사람의 접촉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라마스는 그런 오타비오를 돕고 싶었고, 집으로 데려간 후 몇 달 동안이나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으며 애정으로 보살펴줬다.

이후 라마스는 오타비오의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누군가 손을 내밀어 쓰다듬을 때마다 움찔움찔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사람의 품에 바싹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가 하나 남아있었는데, 그것은 식사 때마다 드러났다.

오타비오는 라마스가 그릇에 얼마의 양을 넣든 항상 절반의 양만 먹었다. 배가 고파도, 배가 불러도 꼭 절반은 남겨두는 것이었다.

오타비오가 왜 꼭 절반의 양을 남기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라마스는 오타비오가 방치된 세월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에 따르면, 학대를 받던 오타비오를 위한 식사 시간은 매우 짧았을 것이고, 그래서 그 시간 내에만 먹어야 하는 것이 습관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혹은 주위에 있는 다른 배고픈 개들을 위해 절반의 양을 따로 남겨두는 것이 몸에 익은 것일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라마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비오가 꼭 반을 남겨놓은 그릇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나는 항상 오타비오에게 '다 먹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학대받던 강아지들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인내심과 많은 사랑을 필요로 한다"며 "하지만 그 사랑이 동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주목할만한데, 학대받던 녀석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더 다정하고 감사할 줄 알며 따뜻한, 그야말로 믿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오타비오의 지나온 인생에 마음껏 먹을 음식도, 따뜻한 가족의 사랑도,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안다"며 "앞으로 우리 가족은 오타비오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