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국내 제약산업… “신약 개발할 전문 인력 부족”

김상훈 기자

입력 2019-03-26 03:00 수정 2019-03-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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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과 바이오 산업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힌다. 2017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제약 시장의 규모는 대략 1200조 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한 해 시장 규모가 400조 원으로 추산되니 제약과 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제약 기업의 평균 이익률은 12%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부쩍 성장해 세계적 규모의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를 개발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을 비롯한 한국의 제약 기업들은 신약과 바이오 의약품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천 송도의 바이오 클러스터는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을 만큼 한국은 제약 산업 인프라가 급성장했다.

신약 개발에 꼭 필요한 것은 연구개발(R&D)이다. 이 R&D에 약사가 없어서는 안 된다. 일부 약사는 직접 신약 개발과 연구에 참여하며, 일부는 개발된 신약의 임상시험이나 사후 관리 등에 참여한다. 국내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 단계에서 약사의 중요성은 최소한 20∼30%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국내 제약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2017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약사는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65명이다. OECD 평균치인 82명보다 적다. 약사가 부족한 데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제약 산업에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대 교수는 “현재 기업 R&D에 필요한 약사 인력의 10% 정도만이 실제 신약 개발에 참여한다. 그만큼 연구 약사의 배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일본이 제약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도 약학 전문 인력의 배출→제약기업 R&D 활성화→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약대 신설뿐 아니라 연구 인력 양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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