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욱 기자의 머니게임] “가자 동남아로”…은행들, 글로벌 영토전쟁

스포츠동아

입력 2019-03-26 05:45 수정 2019-03-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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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신한베트남은행 본점 입출금 창구에서 현지 고객이 금융 거래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해외점포 순이익이 1조 원 시대를 맞이하면서 신남방정책을 테마로 한 시중은행들의 글로벌 전략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 해외점포 1조 원 시대…달라지는 은행가 풍경

지난해 해외점포 순이익 1조 원 돌파
신남방정책 등 동남아 새 활로 성과
신한·우리·KB국민 앞다퉈 해외로


지난해 해외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시중은행들이 올해 해외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189개의 당기순이익은 9억8300만 달러(1조1137억 원)로 전년 8억400만 달러보다 22.2% 증가했다. 2018년 국내은행 총 당기순이익 13조8000억 원의 8.0%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처럼 해외시장 진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핵심은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남방정책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1000억 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018년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6%나 증가한 3215억 원을 달성했다. 은행의 전체 당기순이익 중 14%를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지주사의 장기경영 계획인 ‘2020 프로젝트’에 맞춰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을 2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히는 진옥동 신임 은행장이 26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영방침을 밝힐 예정인데 신남방정책 등 글로벌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점포 26개국 441개를 보유한 우리은행도 글로벌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방글라데시 다카지점에서 현지 금융상품 판매업체, 전자지갑 업체와 협약을 맺고 고객 맞춤형 금융·대출상품 판매,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월 베트남 하노이에 지점을 열고 베트남의 개발 및 투자, 한국기업 진출이 집중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5일에는 캄보디아 리딩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파이페이와 상호 협력방안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21일 취임한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 역시 회사의 장기 비전으로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을 강조했다. 은행 근무 대부분을 중국과 홍콩에서 보낸 중국통인 지 행장은 “한정된 영역의 첨예한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영토를 넓혀야 한다”며 “임기 2년 안에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와 아세안과 인접한 인도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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