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운동을 빨리 시작해야 하는 이유

양종구기자

입력 2018-09-22 12:53 수정 2021-01-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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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원장 제공

dongA.com에 100세 시대 건강법 연재를 시작하고 운동을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대부분 운동을 시작한 지 오래됐다는 점이다.

첫 번째 주인공인 ‘자전거 마니아’ 김건수 씨(61)는 1987년부터 운동의 중요성을 알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고 자전거를 탔으니 본격 운동인생 20년이 넘는다. ‘보디피트니스’로 20년 젊게 사는 이현아 씨(55)는 12년, 사막 마라톤 김무웅 씨(75)도 20년이 넘었다. 마라톤에 빠진 스테파니 오 씨(59)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수영을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명문 보스턴마라톤 완주를 꿈꾸고 있으니 40년 넘게 운동과 사랑에 빠져 지내고 있다. ‘산악인’ 심룡보 씨(80)는 30년 가까이, ‘로보캅’ 서영갑 영어 선생님(82)도 40년 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이번 주 소개하는 ‘달리는의사들’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 원장(66)은 50년 가까이 달리고 있다.

물론 공교롭게도 기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섭외된 인물들이 오래전부터 운동을 시작한 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주위에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는 어르신들 중 최근에 시작한 분들은 드물었다. 그래서 대학 선배이자 운동생리학 박사인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에게 물었다. 답이 걸작이었다. “당연하지. 옛말에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건강을 잃어버린 뒤에는 지킬 수가 없다.”

운동생리학자와 스포츠심리학자들에게 의견을 물어 ‘운동을 빨리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초에 체력을 최고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약화된다. 순발력 지구력 등 체력은 물론 근육도 빠져 나간다. 의학적으로 30대 중반 이후에는 새로 생기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가 더 많다. 노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체력 저하는 30대, 40대, 50대, 60대…. 10년 단위로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

그럼 운동은 아무 때나 시작하면 우리 몸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20대 초반을 지난 뒤에는 개인 ‘최고 체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김용권 교수는 “20대 최고점을 찍을 때 개인적으로 최고의 체력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점점 약해지는 체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물론 계속 운동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고 말했다. 10대에 잘 관리해 20대 최고점을 찍어 놓고 계속 관리하면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물론 30대, 40대, 50대, 60대에 운동을 시작해도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느끼기에 ‘과거엔 이러지 않았는데’에 걸 맞는 체력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뒤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꾸준히 관리하면 그 나이 때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건강하게는 살 수 있다. 결국 더 일찍 시작해서 관리해야 더 오래 체력적으로 강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심리학자들은 마라톤마니아 스테파니 오 씨처럼 어렸을 때 운동을 시작한다면 평생을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 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사람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달리는 등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란다.

스포츠심리학 박사인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인간의 행동은 방해요인에 좌우된다. 어떤 행동을 할 때 혜택이 많으면 그 행동을 많이 하게 되고 손실이 많으면 덜하게 된다. 나이는 운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었을 때 운동을 해도 힘들지도 않고 즐거움을 느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반면 나이 들어 시작하면 힘들어서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운동을 해도 힘들지 않고 힘도 생기고 즐거움도 찾으려면 더 투자를 하게 되는 반면 운동을 해 힘들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을 가급적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어 사용하지 않으면 노화에 의한 퇴행으로 잘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근육이 왜소해지고 각종 뼈의 관절이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 여기에 운동을 하면 더 아프니 나이 들어 운동을 시작하기 힘든 것이다. 김병준 교수는 “신은 공평하다. ‘신이 준 선물’ 운동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나이 들면 훨씬 운동에 투자를 많이 해야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 원장은 “어떤 운동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이 규칙성과 지속성이다. 아기가 태어나서 걷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핵심은 체중을 지탱하기 위한 근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걸을 수 없는 사람이 달릴 수 없듯이 특정 운동에 필요한 근력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도전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달리기의 경우 처음에는 걷다가 뛰다가 하면서 달리는 거리를 점차 늘려나가면 된다. 자신이 5분밖에 뛰지 못하는 체력을 가졌다면 일단은 5분만 뛰면 된다. 어떤 운동을 하든 운동의 강도를 자기 몸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몸은 안 쓰면 녹슨다. 지금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는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운동은 어느 순간 즐거움이 된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 바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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