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환자, 약 거르면 합병증 발생·사망률 증가
뉴시스
입력 2018-09-21 14:27 수정 2018-09-21 14:28
국내 연구진이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는지에 따라 간암 발생과 합병증, 사망률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21일 울산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소화기내과 박능화, 신정우, 정석원 교수팀이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중 하나인 엔테카비어를 10년 이상 장기간 복용한 환자 89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복약순응도가 낮을수록 간암과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을 밝혀냈다.
복약순응도는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제때, 제대로 복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만성 감염과 간경변증은 간암 발생과 복수, 간성 혼수, 정맥류 출혈 등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켜 생존 기간을 단축시킨다.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 도입 이후 간암과 합병증 발생, 사망률 등이 대폭 줄었지만, B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복약순응도가 병의 예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연구는 없었다.
울산대병원팀 연구 결과 처방된 약을 90% 이상 빠지지 않고 복용한 환자와 비교했을 시 90% 이하로 복용한 환자에게 간암 발생과 간경변증 합병증 발생이 각각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사망률은 약 5배 정도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복용 순응도가 70% 이하로 떨어진 환자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복약순응도가 90% 이상인 환자에 비해 70% 이하로 복용한 환자에게 간암과 간경변증의 합병증이 약 4배 정도 많이 발생했다. 사망률은 약 7배 가량 높았다.
특히 만성 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환자의 경우 복약 순응도가 낮을수록 간암 발생과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B형 간염환자에게 올바른 약 복용이 간암과 합병증 발생, 사망률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특히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환자의 병이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복약 순응도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박능화 교수는 “환자 개개인이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중간에 빼먹지 않고 처방에 맞게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의료진도 환자의 복약지도를 철저히 해 복약 순응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대병원팀의 연구는 세계적 의학권위지인 미국소화기학회잡지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7월호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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