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동남권 전세시장 블랙홀 되나
주애진 기자
입력 2018-07-20 03:00 수정 2018-07-20 03:00
구 가락시영 재건축 9150채 연말 입주
송파구 전세값 10주째 하락… 4개월새 1억원 내린 곳도
위례 등지 이주한 조합원 리턴땐 하락세 내년 상반기까지 갈듯
일각 “대단지엔 늘 반복되는 현상… 2년후엔 대폭 상승 가능성”
서울 송파구 전세시장이 ‘물량 폭탄’ 공포에 떨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가 12월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9150채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이다. 입주가 시작되면 위례신도시 등 주변 지역 전세금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동남권의 ‘역(逆)전세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19일 송파구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헬리오시티의 전세금은 매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석촌동 e행복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워낙 대단지 입주이다 보니 전세금이 내릴 수밖에 없다. 3월 6억 원에 계약된 전용면적 59m² 아파트가 이달엔 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전용 84m²도 최근 6억 원 선이 깨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주 전용 84m²가 전세금 5억9000만 원에 계약됐다”고 전했다.
전세금이 약세를 보이는 데다 세입자를 찾기도 어려워지면서 집주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말 입주 시작 때까지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전세금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의 전세금 주간 변동률은 4월 20일(0.20%) 이후 한 번도 상승한 적이 없다. 5월 11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10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헬리오시티’ 효과는 강동구, 위례신도시 등 인근 지역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변 지역 전세수요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석촌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금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위례신도시에서 기왕이면 교통 좋은 서울로 다시 오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13일 기준 송파구의 전세금은 평균 5억7291만 원, 위례신도시는 평균 5억540만 원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기존에 가락시영아파트에 살다가 재건축 기간 동안 전세로 옮겨온 사람도 많다. 이들이 ‘리턴’하면 위례신도시 내 전세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장지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원래 가락시영에 살던 사람들에 더해 이번 기회에 다시 서울로 들어가려는 수요가 겹치면 연말에는 전세 물량이 꽤 나올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헬리오시티발(發) 전세금 하락세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리오시티를 포함해 이달부터 연말까지 예정된 서울 강남4구의 입주 물량만 1만2900채에 이르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4719채가 더 나올 예정이다. 반면 하반기로 예정됐던 미성·크로바나 잠실 진주아파트 등 송파구 내 재건축 단지의 이주는 예정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 서초구는 최근 전세금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아파트 단지가 으레 그렇듯 2년 뒤 헬리오시티의 전세계약이 끝나 손바뀜이 일어나면 오히려 전세금이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처음에 한꺼번에 세입자를 찾느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역세권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 2년 뒤 전세 물량이 조금씩 풀리면 전세금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송파구 전세값 10주째 하락… 4개월새 1억원 내린 곳도
위례 등지 이주한 조합원 리턴땐 하락세 내년 상반기까지 갈듯
일각 “대단지엔 늘 반복되는 현상… 2년후엔 대폭 상승 가능성”
헬리오시티
“입주가 가까워오니까 실계약이 이뤄지기 시작한 3월보다 전세금이 최대 1억 원 정도 내렸어요. 전세 수요자들도 가격이 더 내릴 걸로 보고 계약을 미루는 분위기입니다.”(서울 송파구 석촌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서울 송파구 전세시장이 ‘물량 폭탄’ 공포에 떨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가 12월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9150채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이다. 입주가 시작되면 위례신도시 등 주변 지역 전세금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동남권의 ‘역(逆)전세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19일 송파구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헬리오시티의 전세금은 매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석촌동 e행복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워낙 대단지 입주이다 보니 전세금이 내릴 수밖에 없다. 3월 6억 원에 계약된 전용면적 59m² 아파트가 이달엔 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전용 84m²도 최근 6억 원 선이 깨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주 전용 84m²가 전세금 5억9000만 원에 계약됐다”고 전했다.
전세금이 약세를 보이는 데다 세입자를 찾기도 어려워지면서 집주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말 입주 시작 때까지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전세금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의 전세금 주간 변동률은 4월 20일(0.20%) 이후 한 번도 상승한 적이 없다. 5월 11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10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헬리오시티’ 효과는 강동구, 위례신도시 등 인근 지역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변 지역 전세수요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석촌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금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위례신도시에서 기왕이면 교통 좋은 서울로 다시 오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13일 기준 송파구의 전세금은 평균 5억7291만 원, 위례신도시는 평균 5억540만 원이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기존에 가락시영아파트에 살다가 재건축 기간 동안 전세로 옮겨온 사람도 많다. 이들이 ‘리턴’하면 위례신도시 내 전세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장지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원래 가락시영에 살던 사람들에 더해 이번 기회에 다시 서울로 들어가려는 수요가 겹치면 연말에는 전세 물량이 꽤 나올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헬리오시티발(發) 전세금 하락세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리오시티를 포함해 이달부터 연말까지 예정된 서울 강남4구의 입주 물량만 1만2900채에 이르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4719채가 더 나올 예정이다. 반면 하반기로 예정됐던 미성·크로바나 잠실 진주아파트 등 송파구 내 재건축 단지의 이주는 예정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 서초구는 최근 전세금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아파트 단지가 으레 그렇듯 2년 뒤 헬리오시티의 전세계약이 끝나 손바뀜이 일어나면 오히려 전세금이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처음에 한꺼번에 세입자를 찾느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역세권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 2년 뒤 전세 물량이 조금씩 풀리면 전세금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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